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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면도 안보고 천공작업/대백공사장 문제점(대구가스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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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면도 안보고 천공작업/대백공사장 문제점(대구가스폭발)

입력
1995.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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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의식없이 시공 “필연적 인재”/관통과 사실 알고도 “설마”방심/가스사도 경보장치 설치 안해대구지하철 도시가스 폭발참사는 건설업체 관계자들의 안전의식 부재와 공공기관 안전관리담당자들의 태만에서 비롯된 어처구니 없는 인재로 밝혀졌다.

대백플라자 상인점 신축공사 하청업체인 (주)표준개발은 지하에 가스관이 매설된 사실을 알면서도 도면조차 보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지하 터파기작업을 강행하다 가스관을 파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도시가스공사측은 도시가스 배관망을 따라 지하철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가스유출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경보장치도 설치하지 않고 육안검사에 의존했다.

또 지반을 강화하기 위해 그라우팅공법으로 천공기를 사용, 7·5이하로 파내려 갈때는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도 표준개발측은 허가도 받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

이같은 표준개발측의 무리한 터파기 작업으로 대백플라자 상인점 신축공사장은 주민들로부터 수차례 항의를 받았으나 당국도 지하철공사 시공업체도 이를 묵인했다. 표준개발에 하청을 준 대백종합건설측은 대백플라자측으로부터 공기를 당겨달라는 부탁을 받고 터파기공사를 무리하게 진행, 지난달말 8 떨어진 대구은행 상인동지점 8층 건물 입주자들과 인근 주민들로부터 건물이 흔들린다는 항의를 받았으나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하다 끝내 참사를 불러왔다.

또 인근건물에 대한 보호장치도 제대로 하지 않고 지하 10나 파들어간 표준개발 현장책임자는 27일 도시가스관이 묻힌 지하철공사장과 인접한 이면도로에서 구멍뚫기 작업을 하면서 지하매설시설 도면조차 보지 않았다고 태연히 진술,수사관계자들을 아연케 했다. 표준개발 현장소장 송경호(36)씨는 『이면도로 지하에 가스관이 통과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가스관 파손으로 인해 2백여명의 사상자가 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해 현장책임자의 안전의식 부재를 단적으로 증명했다.

대구도시가스공사의 안전에 대한 불감증도 마찬가지. 대구도시가스측은 대구지하철 1호선 전공구 중 1―19공구 19·46에 걸쳐 위험한 가스관이 매설돼 사고위험이 높은데도 안전점검 요원 2명만 배치해 눈가림 점검을 해왔다.

대구시와 경북도 전지역의 가스안전 점검도 고작 직원 8명이 맡아 안전체계에 원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도시가스공사 이사 이광세(55)씨에 의하면 대구지역내 도시가스 배관망 6백40 가운데 가스가 누출되면 금방 안전조치를 할 수 있는 곳은 1백33개 정압기부분 뿐이고 이를 제외한 배관망에서 가스가 새어나올 경우 감지할 방법이 없어 사고위험은 상존하고 있다.<대구=전준호 기자>

◎참사관련 대구백화점은/50년역사 대구 2대 유통업체/작년매출 6천억… 계열사 9개

(주)대구백화점(대표이사 구정모)은 44년 대구상회로 출발, 69년 지방 최초의 직영백화점으로 성장한 대구지역 대표적 유통업체다. 자본금 1백95억원, 종업원 1천9백명. 상장기업으로 지난해 총매출액은 6천1백4억원이며 대구에서 화성산업(주) 동아백화점과 쌍벽을 이루고 있다.

연건평 8천3백여평의 중구 동성로 본점과 연건평 2만7천여평의 대봉동 플라자점등 대구지역에만 2개의 대형 매장을 갖고 있으며(주)대백종합건설 대백상호신용금고 대백기획 대백관광등 모두 9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폭발참사 현장부근 달서구 상인동 1503 대백상인점은 부지 3천여평 연건평 1만7천2백평 매장 5천평규모로 대백종합건설(대표이사 최희준)이 지난해 11월 착공, 96년 9월 개점을 목표로 시공중이다.

대백종건은 주택 2백만호 건설붐이 일던 90년 2월 설립됐으며 현재 자본금 80억원으로 주식의 대부분은 대구백화점 구사장과 계열사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대백종건은 아파트 분양실적이 저조해 사업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가스폭발사고 참사 원인이 대백종건으로부터 터파기 공사를 하청받은 (주)표준개발의 과실로 추정됨에 따라 대구백화점은 창사후 최대의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특별취재반.>

◎사고원인 그라우팅공법/지반 구멍뚫어 보강재 주입법/천공기날은 강철관도 쉽게관통

대구백화점 상인점 신축공사에 사용된 그라우팅(GROUTING·주입)공법은 토목공사시 지반에 보강재를 넣어 지반을 강화하는 공법이다.

모래가 많이 섞여있는 토양이나 지하수가 새어나와 지반이 붕괴될 우려가 있을 토양에 구조물을 세울 경우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지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이 공법이 사용된다. 댐이나 터널공사등 대규모 토목공사에는 거의 사용되고 있다.

공정은 먼저 지반에 점보드릴이나 유압드릴등의 천공기로 5∼20㎝의 구멍을 수직 또는 수평으로 뚫은뒤 구멍속에 시멘트 몰타르나 화학제재등의 주입재를 밀어넣는다. 구멍과 주변 지반의 틈에 스며든 주입재가 굳어지면서 지반이 강화된다.

따라서 토목공사 전문가들은 대백상인점 신축공사 현장에서 그라우팅공법이 사용됐다면 지표에서 수직으로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도시가스관이 파손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천공기 끝에 달려있는 텅스텐이나 공업용다이아몬드로 된 날(비트)은 시멘트관이나 강철관도 쉽게 뚫을 수 있을 만큼 강하다.

천공작업때는 가스관, 상하수도관, 전화케이블등 지하매설물 도면을 확인하면서 작업하는 것이 원칙이다. 전문가들은 도시가스관 파손원인으로 공사현장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의 실제 배치상태가 도면과 달랐거나 인부들이 천공작업시 실수를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라우팅공법은 시공업체로부터 하청을 받아 보링(BORING)업체가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국내에는 수백개의 보링업체가 있으나 대부분 영세하다.

그러나 대백상인점 신축공사에서 그라우팅작업을 맡은 표준개발은 그라우팅등 특수공법 토목공사 전문업체로 알려져 있다.<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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