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치와는 관련없다”강조/정치권 물갈이에도 강한의지 김영삼대통령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개혁을 강조하면서 세대교체, 지방자치, 개헌문제등에 관한 평소의 소신을 다시 한번 정리했다. 김대통령은 현재의 정치권이 낙후했음을 재삼 지적한뒤 우리 정치의 선진화를 위해 직접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대통령은 내년 4월의 15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민자당총재의 자격으로 민자당후보를 위한 지원유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김대통령의 의지는 지자제선거이후 동요할지 모를 민자당을 결속시키는 효과를 노리면서도 내년 총선에서 「인적 물갈이」를 통한 정치개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진인사들을 대폭 정치권에 영입한뒤 자신의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지지를 바탕으로 자신이 직접 나서서 이들을 당선시켜 명실상부한 「개혁당」을 만들겠다는 생각인 것같다.
이와 함께 김대통령은 3년후에 있을 15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처음으로 언급했다. 김대통령은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신3김시대」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표시한뒤 『나는 임기가 끝나면 조용히 물러나겠지만 아주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했다. 또 분명하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15대 대선에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직접 유세에 나설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정치활동재개여부에 대해서도 김대통령은 『나는 김대중씨가 은퇴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국민과 세계앞에 분명히 얘기했으니 다른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정계은퇴를 기정사실화했다.
김대통령은 또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자제선거이후의 정계개편 가능성을 일축했다. 『일본의 경우 도쿄지사선거에서 집권당이 실패했지만 중앙정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서 『정계개편을 생각한 적도 없고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김대통령은 정계개편의 이유로 거론되는 지자제선거결과의 비관론에 대해 『이번 선거는 민자당이 이길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밖에 대통령중임제 개헌이나 내각책임제 개헌문제와 관련, 임기중 절대로 개헌이 없을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김대통령은 『지금의 우리 헌법은 아주 잘 되어 있다』면서 『남북대치상황에서 대통령중심제를 해야 한다는 것은 나의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내용은 지자제선거를 비롯한 향후 정치일정에 대해 정공법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낙후한 부분이 정치』라며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함에 따라 향후 정치개혁의 프로그램이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신재민 기자>신재민>
◎김 대통령 일문일답/“신3김시대 거론 반갑지 않다”/김대중씨 정계 은퇴했다고 생각/경수로한국형 절대 변하지 않아
김영삼대통령은 26일 하오 청와대 춘추관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지방선거와 대북 경수로 지원문제등 국정전반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요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맞지 않는 것에 대한 조정필요성은.
『대통령 임기가 5년이고 국회의원 임기가 4년이어서 부득이 한 것이다. 5년이라는 임기가 딱 좋다고 생각한다. 정말 열심히 하면 5년도 긴 세월이다』
―지방선거이후 정계개편의 가능성은.
『기자의 희망사항이다. 일본의 경우 여당후보가 (대도시 지방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아무런 관심이 없지 않은가. 지방선거 결과가 중앙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최근 민자당에서 경제발전세력과 민주화세력을 둘러싼 얘기가 적지않은데.
『언론에서 만든 얘기이다. 민자당 전체가 주체세력이다. 국민 모두가 주체가돼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고 있지 않은가. 김윤환 정무1장관이 전화를 걸어와 대통령임기중에는 절대 개헌이 있을 수 없다고 얘기했다. 나는 김장관을 믿으며 그도 나를 믿으니까 한 말이다』
―민자당의 서울시장후보로 정원식 전총리등이 거론되는데.
『정전총리는 인격자이다. 행정능력이 있으며 추진력도 있다. 양심적이고 깨끗한 사람으로 알고있다』
―최근 신3김시대가 거론되고 있다는데.
『그 얘기는 반갑게 생각하는 대목이 아니다. 대통령으로서 남은 3년 임기가 끝나면 조용히 물러날 것이다. 3년후 대선에서는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루어 질 것이다』
―총선에 적극 지원한다는 얘기는 차기 대선에서도 적용되는가.
『그 얘기는 다음에 하자. 대통령선거에서 우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상식이며 당연한 얘기이다』
―다음 대선에서의 세대교체란 50대 기수론을 의미하는가.
『그런건 묻지 말아달라. 나는 일체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선거를 앞두고 공직자 기강이 느슨해졌다는 우려가 있는데.
『공무원은 충실히 맡은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비록 시장 군수 지사가 바뀐다해도 일을 하지 않는 사례는 없을 것이다』
―김대중씨가 정계에 복귀할 것이라고 보는가.
『누가 시켜서 한게 아니고 자기가 정계를 은퇴한다고 했던 사람이다. 김대중씨는 정계를 은퇴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국민과 세계앞에 밝혔기 때문에 다른 길은 없다』
―민자당의 지방선거 후보선출이 늦어지고 있는데.
『여당에 인물이 많아 이들을 조율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경선이 좋기는 하지만 사전에 조율해 합의하는게 정치의 미덕이다』
―최근 종교단체와 민간인의 방북신청이 잇따르고 있는데.
『민간인의 방북문제는 사안에 따라 꼭 필요하면 승인하고 그렇지 않으면 안할 것이다』
―경수로지원문제를 놓고 한·미·일간에 이견은 없는가.
『확실한 것은 우리와 미국 일본이 한국의 중심적 역할 한국형채택에 대해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데.
『특정지역을 놓고 좋다, 나쁘다 말하지 말자』
―최근 이건희씨의 베이징(북경)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건희씨에 대해 관심이 없다』
―경제분야를 어떻게 보는가.
『세계 경제연구소 발표를 볼때 한국의 경제는 역사이래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금년 현재 경제성장이 8%선으로 가고 있다. 물가도 5% 선으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설비투자가 34% 늘었으며 금년에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본다. 일본의 엔고는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세계가 한국경제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의 교역규모가 4백30억달러가 넘는 상황에서 무역마찰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잘 대처해 나갈 것이다』
―충청지역이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특정지역을 얘기하는 것이 곧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것이니 얘기하지 말자』
―골프는 언제 허용할 것인가.
『임기중에는 골프를 안치겠다고 약속했지 않았느냐』<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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