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협댐 건설 박차… 주민 110만명 대이동/9조원투입 세계 최대규모… 2009년 완공 후베이(호북)성 이창시에서 배를 타고 쓰촨성 충칭시쪽으로 약 2시간을 들어가면서 보이는 양쯔강 일대가 바로 유명한 장강 삼협중 하나인 시릉협. 화려장대한 기암절벽과 삼국지의 전장, 무협지의 무대로 명성높은 절경지이다. 이 시링협 일대에 92년말부터 인구 1백10만명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92년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이창현 삼두평진에 콘크리트 「삼협댐」을 건설키로 최종 승인함에 따라 대전시 인구만한 수몰 지역 주민들의 이주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삼국지·무협지의 무대
수몰지역 주민 이주비용만도 93년 기준으로 4백억위안(원), 한화로 치면 4조원이 소요되는 삼협댐공사는 세계최대 규모라는 점 외에도 생태계와 자연환경 파괴 여부, 대륙발전에 끼칠 영향 등으로 전세계가 결과를 주목하는 대역사이다.
2년간의 준비작업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우선 강 한쪽에 임시댐을 만드는 1단계 공사가 시작돼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이 임시댐은 앞으로 장강의 흐름을 차단할 때 물을 유도하는 수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이창시에서 삼두평진 공사현장까지의 도로확장 및 장강을 가로지르는 현수교 건설 등 각종 준비 공사들도 자연풍광을 조금씩 갉아 가며 15.8 ㎢시공지역 일대를 중심으로 연일 계속되고 있다.
○충주댐의 13배 크기
삼협댐의 공사 및 수몰 주민 이주는 2009년까지 17년간에 걸쳐 이루어질 예정이다. 총비용은 이주비를 포함해 9백억위안으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다면 완공시기까지 약 2천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높이 1백85 ,길이 2천3백35에 총저수량이 우리나라 최대규모인 충주댐의 13배가 넘는 3백93억 ㎥나 된다.
공사가 완료돼 수력발전기 26대가 가동되면 발전용량이 1천8백20만㎾에 달하게 되는데 이는 현재 중국 전력생산량의 10%에 해당한다.
내륙개발 정책에 따른 양쯔강 수자원종합개발의 일환으로 진행중인 삼협댐 건설사업은 홍수방지와 수력발전, 수운개선, 내륙발전 등을 위해중국이 70년동안이나 검토해온 숙원사업이다. 중국역사상 2백여차례나 양쯔강 일대를 휩쓸었던 대홍수 피해도 삼협댐이 완공되면 막을 수 있게 된다. 중국정부는 1백년 주기의 대홍수까지도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위를 높여 양쯔강 중류의 운행선박 크기를 현재의 1천톤에서 5천톤까지 높일 수 있다.
반면에 자금조달이 만만치 않고 소규모댐 연속 건설에 비해 경제적 효율성이 불확실하다는 점, 기류변화가 한반도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의 생태계와 환경 파괴 위험성, 공사지역이 명승지라는 점 등 아직까지도 논란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실정이다. 그래서 정치상황의 변동 등에 따라 취소나 보류 등 공사계획이 바뀔 수도 있다는 일부 외국전문가들의 전망도 제기됐었다.
○환경영향 한반도까지
그러나 삼협댐 개발의 사령탑인 중국장강삼협공정개발총공사의 허공(52)부총경리는『지난해 12월14일 리펑(이붕) 총리가 본격적인 공사 시작을 선포함으로써 삼협댐에 대한 정부 의지가 확인됐고 50억위안이 투자된 현재 공사진척상황으로 봐도 삼협댐은 예정대로 완공될 것』이라며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또『아직 외자유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채권과 주식발행으로 외자를 끌어들이고 발전시설은 일단 외상으로 구입한 뒤 전력사용료 등 댐 활용에 따른 경제효과로 대금을 지불할 계획』이라고 공사측의 입장을 밝혔다.<이창=김병찬 기자>이창=김병찬>
◎최대·최고의 기업집단/해외자본유치·프로젝트 추진 대성공/시장경제 우수성 입증… 자사만 36개
베이징(북경)에서 가장 높은 52층빌딩의 주인은 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CITIC)이다. 중국내외에서「개방의 창」 「개혁의 견인차」로 불리는 이 회사는 국무원직속으로 중국 최대 최고의 기업집단이기도 하다. 스스로는『중국내 최초이자 최고수준의 시장경제(자본주의)기업』이라고 부른다.
CITIC은 개방경제를 시작한 이듬해인 79년 덩샤오핑(등소평)이 홍콩의 화교자본등 해외자본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 총괄책임은 상하이의 거대자본가 출신으로 중국의 공산화 이후에도 본토에 남아 공산당정권에 협력해온, 일명 「붉은 자본가」라는 룽이런(영의인)이다. 그는 CITIC을 통한 성공적인 해외자본유치등의 공로로 93년도에 비공산당원으로서는 최초로 국가부주석에 발탁되는 엄청난 영광을 누렸다.
○「붉은 자본가」룽이런이 총괄
CITIC은 창립 16년이 지난 현재 30억위안(원)의 자본금과 1천3백55억위안의 자산에다 5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거대기업집단으로 성장했지만 설립 당시의 규모는 매우 빈약했다. 자본금 50만위안과 16명의 직원이 고작이었다. 유일한 자산은 룽이런이 홍콩등지의 화교자본가들과 맺어놓은 탄탄한 관계였다고나 할까. 이 관계를 토대로 룽이런은 해외자금을 쉴새없이 끌어들였다.
현재 중국본토와 홍콩에 CITIC실업은행 가화은행 등 2개의 은행을 포함한 36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으며 한국(서울)을 비롯한 5개국에 해외지사가 있다. 관련기업만도 1백% 지분을 소유한 기업 1백42개, 외국인과의 합자·합작회사 2백개, 국내기업과의 합자·합작회사 1백92개등 모두 5백34개이다. 투자 금융 투자자문등 중국에서 절대적으로 낙후돼 있던 금융서비스업을 본업으로 했던 CITIC은 지금은 무역 통신 에너지 운송 엔지니어링 건설 등 주요산업부문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CITIC의 그간 해외자본 유치실적은 엄청나다. 81년 일본에서 1백억엔의 채권발행을 시작으로 그간 도쿄(동경) 홍콩 런던 싱가포르 뉴욕등지에서 18개가 넘는 각종 채권을 발행했다. 직접투자알선등이 아닌,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액만도 20억달러가 훨씬 넘는다. 특히 93년에는 중국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뉴욕증시에 진출, 2억5천만달러의 「양키본드」를 발행하기도 했다.
○채권조달만 20억불 넘어
90년 4월에는 통신위성인 「ASIASAS 1」발사사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현재는 통신위성 2호의 발사작업을 준비하면서 21세기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통신위성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이다. 해외부문에도 눈을 돌려 현재 캐나다의 펄프공장, 미국내 강철회사, 호주의 알루미늄 가공공장등 많은 현지기업을 인수, 운영하고 있다. 양쯔강하구에 위치한 30㎢ 크기의 따시섬에 2008년까지 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개발사업을 추진, 제2의 홍콩으로 만든다는 초대형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CITIC의 핵심기업으로 중국내 첫 투자자문회사이기도 한 중국국제경제자문공사(CIEC)의 야오진롱(요진영) 총경리는 CITIC의 고성장 비결에 대해 『설립때부터 지금까지 철저히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기업을 경영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79년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내에서 어느 누구도 시장경제의 우수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CITIC은 공개적으로 시장경제원리를 표방한 최초의 기업으로서 고성장을 통해 중국지도부에 시장경제의 우수성을 입증시켰다』고 말했다.<베이징=이동국 기자>베이징=이동국>
◎대륙의 눈/100이만 가도 언어와 풍속이 다른 “다양성의 나라”
중국은 우선 크다. 나라가 아니라 대륙이다. 국토면적이 남한의 98배이고 한반도 전체의 44배이다. 32개 나라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유럽 전체의 두배나 된다. 22개 성과 3개 직할시 및 5개 자치구등 30개 성급단위 하나 하나를 나라 하나로 봐야 한다.
인구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세계인구 네명중 한사람이 중국인이다. 일개성의 인구가 우리나라보다 많은 곳만해도 허베이(하북) 랴오닝 장쑤 저장 안후이 산둥 허난 후베이 후난 광둥 쓰촨및 광시자치구등 12곳이나 된다.
중국을 단순히 한나라 개념으로 접근 하다가는 큰코 다치기 십상이다. 중국속담에 『백리만 가면 말과 풍속이 다르다』라는 얘기가 있다. 중국사람도 중국을 잘 모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하이에서 만난 한 인사는『중국을 가보니 어떻더라』라는 말은 틀린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어디를 언제 가보니 이렇더라』라는 표현이 정확하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 가장 연구가 활발한 일본의 중국전문가들이 최근에 내렸다는 결론이 재미있다. 『일본에는 중국전문가가 없다. 그당시 그곳에 있었던 사람이 바로 전문가이다』라는게 이들의 결론이었다.
우리에게는 지난 92년 수교이후 여러분야에서 중국특수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은 청조의 몰락과 함께 끝났다.
지금의 중국은 공산통치를 46년이나 받았고,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미증유의 대실험을 하고 있는 미지의 나라이다. 중국을 지역별 권역별 성별은 물론 각분야별로 체계적으로 연구할 때가 됐다.<베이징=이병규 기자>베이징=이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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