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비등 영향 나뭇잎 왁스층 파괴 심화/물방울 접촉각도 3년만에 22∼30도 줄어 남산에 서식하는 수목들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오염으로 나뭇잎의 왁스층이 날로 파괴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25일 발표된 서울시립대 이경재(환경생태학)교수팀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월 남산의 소나무·전나무·독일가문비나무등 침엽수 30그루의 잎을 채취, 「물방울(수적) 접촉각 분석방법」으로 조사한 결과 소나무의 경우 2년생 잎 평균 물방울 접촉각도는 55.5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년생 전나무와 독일가문비나무의 잎 물방울 접촉각도는 각각35.9도, 56.9도 였다.
이교수팀은 지난 92년 2월 남산에 서식하는 2년생 나무 잎의 물방울 접촉각도를 조사했는데 당시 소나무가 77.5도, 전나무가 65.5도, 독일가문비나무가 77.6도였다. 이교수팀은 『3년만에 나뭇잎의 물방울 접촉각도가 22∼30도나 줄어든 것은 남산 생태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침엽수의 잎 표면은 내부기관을 보호하는 왁스층으로 덮여있는데 대기오염 물질과 산성비등 영향을 많이 받을수록 왁스층의 파괴정도가 높아지게 된다.
영국의 케이프(CAPE)박사는 이같은 왁스층 파괴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80년대초 물방울 접촉각 분석방법을 개발했으며 이후 구미각국이 대기오염과 산성비에 따른 산림피해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이 분석방법은 왁스층으로 덮인 솔잎 표면에 0.2㎕의 증류수를 떨어뜨려 맺히는 물방울의 각도를 현미경을 통해 측정하는 것으로 잎에 왁스양이 많으면 물방울이 원형으로 맺혀 잎과 물방울의 접촉각도가 커지지만 왁스량이 적을수록 물방울이 잎표면에 타원형으로 퍼져 접촉각도가 적어지게 된다.
측정결과 접촉각도가 90도 이상이면 대기오염의 피해가 거의 없는 상태며 80∼90도는 경미한 피해, 60∼70도는 중간 피해, 60도 미만은 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정한다.
이교수는 『대기오염이 비교적 심한 나라로 알려진 영국에서도 독일가문비나무등 침엽수의 물방울 접촉각도가 60도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남산에 서식하는 나무들의 물방울 접촉각도가 60도에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돼 매연차량 단속과 배출시설물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등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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