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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뛰어도 소비자물가 “이상무”/물가 악순환고리 끊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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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뛰어도 소비자물가 “이상무”/물가 악순환고리 끊겼나

입력
1995.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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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향상 가격파괴바람 「선진국형」 청신호 「수입물가는 폭등, 생산자물가도 상승, 그러나 소비자물가는 안정」

 요즘 국내물가엔 이처럼 언뜻 보기에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입물가가 치솟으면 생산자물가도 상승하고 결국 최종소비자물가도 연쇄적으로 올라야겠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5일 재정경제원에 의하면 지난달말 현재 수입물가는 올들어서만 3.2%,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11.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1년전 이맘때의 수입물가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불과 0.6%였다.

 엔고로 인해 대일수입품가격이 오른 탓도 있지만 수입물가상승의 주인은 무엇보다도 국제원자재가격의 폭등이다. 전체 수입물가에서 80%라는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원자재가격(나머지는 소비재와 자본재)은 1년전에 비해 지금 14.1%나 올라있다. 특히 산업수요가 커 국내물가에 직접적 부담을 안겨주는 펄프(91%) 천연고무(82%) 섬유소재(43%)등은 가히 폭등세라 할수 있다. 덕분에 이들 원자재를 원료로 사용하는 생산자(도매)물가도 3월말 현재 1년전(2.1%)의 배가 훨씬 넘는 5.1%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국제원자재가격이 폭등하면 생산자로선 원가부담이 커져 제품가격을 올릴 것(도매물가인상)이고 결국 그 부담은 소매가격(소비자물가)으로 전가되는게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 「이상하게도」 소비자물가는 전례없던 안정세다. 3월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7%로 분기별로는 90년대들어 가장 낮은 상태다. 특히 원자재가격부담이 큰 공산품가격은 2%대의 초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재경원은 그 이유를 두가지에서 찾고 있다. 하나는 제조업체(생산자)의 생산성향상, 다른 하나는 바로 「가격파괴」 바람으로 통칭되는 유통구조혁신이다. 경영혁신이 크게 진전돼 생산성이 월등히 높은 기업이라면 원자재가격상승으로 원가부담이 커지더라도 굳이 제품가격까지 올리지는 않아도 된다. 생산비용상승을 생산성향상이 흡수해 주기 때문이다. 또 설령 제품가격이 올랐더라도 「중간상인만 살찌우는」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단순화한다면 소비자에겐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수 있다. 최근 할인점등장으로 가시화하고 있는 가격파괴물결이 바로 이를 입증한다.

 재경원 관계자는 『제조업체의 경영혁신과 생산성향상, 유통구조의 개혁만 성공한다면「수입물가·원자재가격상승→생산자물가상승→소비자물가상승」의 오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선진국형 물가구조이며 이 물결을 외면하면 기업도 살아남기 힘들것』이라고 말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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