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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만 입은 민주·신민/조건합의 없는 통합 결국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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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만 입은 민주·신민/조건합의 없는 통합 결국 무산

입력
1995.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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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과 신민당의 통합이 통합을 선언한지 불과 3일만에 사실상 무산됐다. 민주당이 23일 통합추진위회의를 열어 통합협상중단과 독자적인 지자제선거 준비를 선언한데 이어 24일에는 신민당도 같은 내용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같은 황당한 사태를 연출하며 서로 등을 돌린 것은 양당이 통합선언에 급급, 핵심적 통합조건을 분명히 정리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관위에 누구를 대표로 등록할 것인지의 문제가 그것이다.

 민주당은 이기택총재 한사람만 법적 대표로 등록한다는데 신민당도 동의했었다고 주장한다. 문희상총재비서실장은 『이총재가 지난20일 김복동신민당대표의 측근인 조중연최고위원을 만난데 이어 통합을 선언한 21일에도 김대표와 조찬회동을 갖고 이에대한 합의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총재측은 『내심 통합이 꺼림칙한 김대표가 뒤늦게 꼬투리를 잡는 것』이라는 심증을 굳히고있다.

 반면 신민당은 『민주당이 이기택-김복동공동대표를 법적대표로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통합선언에 응한것』이라며 『민주당이 속임수를 쓰고있다』고 비난했다. 법적 대표문제를 둘러싸고 양당이 피차 고집을 꺾지않은것은 그 결과가 통합지분및 이번 선거의 공천권향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인의 대표를 공동등록할 경우 당장 공천과정부터 대표간 의견조율문제로 당이 큰 혼란에 빠질것으로 보고있다. 다시말해 김대표가 「무리한」 공천지분을 요구하며 공천장결재를 거부하거나 당초 이면합의와는 달리 서울과 호남의 위원장도 7대3으로 나누자고 버티면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신민당은 『민주당이 공동대표등록을 거부하는것은 일방적인 공천권행사를 통해 우리를 고사시키려는 의도』라고 공박했다.

 어쨌든 통합선언에도 불구, 일거에 이를 무효로 만든 양당은 서로 상처만 입은채 정치불신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면할수 없게 됐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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