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달 4월」행사의 일환으로 과기처와 주한 이탈리아대사관은 21일 서울 과학관에서 「굴리엘모 마르코니와 라디오 발명 100주년 기념전시회」를 개막했다. 30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 즈음하여 기자는 라디오의 오늘을 생각해 본다. 라디오는 원래 무선전체를 말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라디오방송을 주로 뜻한다. 라디오가 인간생활에 미친 영향은 오늘의 텔레비전만큼이나 막대했다. 라디오방송은 1920년대에 시작돼 종이 출판위주 시대의 뉴미디어로 총애를 받았다. 세계사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국왕의 무조건 항복도 라디오로 흘러나왔다. 드골장군이 나치점령하의 프랑스국민들에게 항전을 호소한 것도 라디오(BBC)였다. 우리도 50∼70년대에 선거개표등 정치행사나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체육행사를 라디오중계로 들은 향수가 남아있다. 그런 라디오는 이제 텔레비전등 영상매체나 컴퓨터통신에 밀려나는 감도 있다. 라디오가 우리 산업에서 갖는 비중을 보면 더 그렇다. 라디오제조는 수명을 다한 듯 대기업서 박대받는 것같다.
라디오는 방송이 아니더라도 SW(단파) VHF(초단파)등 무전 통신수단으로 유용하다. 수십만명의 아마추어 무선사(HAM)들이 이것으로 통신을 즐긴다. 카라디오나 트랜지스터는 간편한 매스미디어로 여전히 위력이 있다. 그런데 햄 기기중 고가 우량제품은 일제가 판친다. 그것이 라디오산업의 가능성이다.
일본에서는 라디오 방송의 멀티미디어화도 급진전하고 있다. 뉴스 교통정보 일기예보등의 문자를 라디오의 액정화면으로 수신하고 저장할 수 있는 문자다중 라디오 방송이 작년 10월부터 선보였다. 들을 뿐 아니라 보는 라디오다. 팩시밀리를 내장해 기상위성 정보를 수신하는 라디오는 오래 전에 등장했다.
라디오에 대한 체념은 너무 빠르다. 광석라디오에서 진공관 라디오 트랜지스터로, 집적회로(IC)라디오로, 최신식의 주파수 입력 키보드방식·주파수 스캔 방식·디지털방식에 이르기까지 라디오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제조자들은 외면할지 몰라도 청취자들은 언제나 있어 라디오를 찾고 튼다. 정보화시대에 단파라디오로는 안방에서 세계를 호흡할 수 있다. TV보다 라디오를 듣는 시간이 더 긴 사람들도 있다.
1933년에 한국을 방문한 일도 있다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1909년)인 마르코니의 업적을 생각하면서 발전이 탄탄하지 못한 우리의 풍토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과학부장>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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