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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경찰고지식이 미테러주범잡았다/오클라호마주 고속도순찰대 행어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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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경찰고지식이 미테러주범잡았다/오클라호마주 고속도순찰대 행어경관

입력
1995.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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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철저… 친구에게도 교통딱지/도로순찰중 과속 맥베이연행 수훈 오클라호마 폭탄테러의 주범을 검거하는데 결정적 수훈을 세운 찰스 행어 주고속도로 순찰대원(43)은 지나칠 정도로 고지식한 모범경찰관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주요언론들은 주범인 티모시 맥베이 체포에 가장 큰 역할을 한 행어대원의 활약상을 치하하면서 그가 아니었더라면 「덤불더미에서 바늘찾기 만큼이나」어려운 이번 사건의 수사는 한동안 미궁에 빠졌을 것이라고 일제히 지적했다.

 인구 6천명의 오클라호마주 소도시인 페리에 거주하는 그를 동네사람들은 「공직자의 표상」이라고 치켜세우며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그는 『어머니가 교통위반을 해도 딱지를 뗄 사람』으로 일컬어질 만큼 원칙주의자다. 실제로 제한속도 시속 55마일(88)지역에서 시속 57마일(91)로 차를 몰던 친구에게 딱지를 뗀 적도 있다고 한다.

 이 경찰관이 맥베이와 운명의 조우를 한 때는 사건발생 1시간후인 19일 상오10시께(현지시간). 번호판도 없는 노랑색 77년형 머큐리 승용차를 과속으로 몰고 가던 맥베이가 행어의 시야에 걸려 들었다. 길가에 차를 세운 행어는 맥베이가 면허증을 찾으려고 신사복 윗도리에 손을 넣는 순간 그의 멜빵끈 언저리에 불거져 나온 권총집을 목격했다. 그는 한손으로 권총을 겨눈 채 다른 한손으로 맥베이의 어깨를 밀치고 권총을 압수했다.

 행어는 맥베이에게 한 두마디 질문을 던져본 뒤 그를 연행하려고 마음먹었다. 맥베이는 깍듯한 말투로 자신이 미시간주에 거주하며 전국을 일주중이라고 둘러댔다. 하지만 신사복을 입고 전국일주를 한다는 그의 말은 행어의 의구심만 부풀렸다. 더구나 차 안에는 여행가방도 없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행어는 맥베이가 얼마전 인근에서 발생한 연방건물 폭파와 같은 끔찍한 일을 저지른 사람으로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이미 알려진대로 맥베이는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기 30분전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정식 체포됐다. FBI가 사건후 작성한 몽타주를 본 행어가 연방수사팀의 확인을 의뢰, 맥베이를 「조용히」 검거하게 된 것이다.

 행어는 오클라호마 주립대학 2학년때 부인 낸시와 사랑에 빠져 학교를 중퇴하고 경찰에 투신했다. 이들 부부는 현재 언론의 추적을 피해 잠시 거처를 옮긴 상태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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