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태세란 문민시대일수록 더욱 철저히 검증하고 확고히 다져둬야 한다. 우리는 이런 기본원칙을 엊그제 국방부가 군개혁차원에서 발표한 군기강쇄신안을 보며 새삼 재확인케 된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그동안 참으로 오랜 세월을 세계를 양분했던 극단적 냉전논리와 안보우선을 구실삼은 절대권력의 지배하에서 보내왔다. 그리고 그런 세월이 체제안보엔 충실했을지 몰라도 바람직한 국민안보·국가안보를 위해서는 내실보다 허장성세에 그친감이 없지않았음을 이미 여러차례 확인한바 있었다.
문민정부 탄생후 터져나온 율곡비리의 충격과 함께 그토록 오랜 안보우선의 세월을 보내고서도 우리 군의 전력이 오히려 약화되고 사기는 떨어지고 군기도 문란해져 있음이 잇달아 드러나 충격을 줬던 것이다. 또한 국제적으로도 옛 소련등 막강했던 안보강국들의 허망한 쇠잔을 우리는 역시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군의 군기강쇄신안 발표는 우선 반가움부터 안겨준다. 이제야말로 우리 군이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능력의 강화를 이룩해야겠다는 의지를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쇄신의 다섯가지 방안이란 이미 그 필요성이 절감되어 와 오히려 뒤늦은 감도 없지않다. 전시가 아닌 평시안보의 요체란 장교와 하사관등 군조직을 이끄는 지휘체계 및 기간요원의 능력과 자질, 그리고 군의 기술수준과 사기에 있음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따져보자면 군의 정예화란 우수자원의 확보와 처우개선이 그 핵심인데, 그 유인대책이 실제보다는 이론에 그친감이 없지않다. 사관학교추천입학제 시행이나 ROTC장교의 복무기간연장과 장교교육기간 연장 및 첨단분야 인력양성등을 위해서는 사람확보를 놓고 기업과도 경쟁할수 있을 정도의 뒷받침이 중요한데 구체적 예산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음은 이번 쇄신안의 한계를 말해준다.
그렇지 않아도 ROTC지망생이 줄어들 전망인데 오히려 복무기간을 9개월이나 연장하는 것도 문제이고, 하사관 전력활성화란 것도 그 관건은 역시 처우이다. 경제계가 인력난으로 몸부림치는 마당인데 특단의 대우나 처우보장과 사기진작없이는 하사관을 지원해 오랫동안 군에 남아있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이런 현실속에서 병영의 침상을 이제야 비로소 침대로 바꾸고 임시막사도 현대화 하겠다는 것이지만, 군복무중 근무자세마저 평가해 연좌제마냥 사회활동과 연계시키겠다니 오히려 다른 문제까지 생긴다. 그래서 나라수준이나 실생활의식에 맞고 경쟁력있는 처우마저 망라된 보다 현실성이 있는 군쇄신책으로 보완되어야 할 필요성이 여전히 남는다.
이번 노력이 문민시대의 실속있는 군전력 및 안보태세강화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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