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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음주장면 지나치다/방송개발원 최현묵연구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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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음주장면 지나치다/방송개발원 최현묵연구원 분석

입력
1995.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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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에 45차례 등장… 음주운전도/구성상 필요아닌 상투적 소도구 1주일에 우리 TV드라마에는 음주장면이 45번이나 나온다. 사회적으로 음주운전방지 캠페인이 광범하게 일고 있는데 반해 SBS TV 주말극 「이 여자가 사는법」에서 주요 등장인물인 방송작가(한혜숙 분)는 술을 마신 후 버젓이 승용차를 몰고 간다. MBC TV 아침드라마 「큰 언니」의 남자주인공은 음주운전으로 사고까지 낸다.

 「이 여자가 사는 법」은 두 남자가 양주 1병과 맥주 10병 이상을 먹고 고성방가, 구토하는 장면을 무려 6분30초동안이나 내보냈다. 음주 후 『운전은 안 해야죠』라고 말한 드라마 SBS 「박봉숙 변호사」와는 대조적이다. 방송개발원 방송프로그램연구실 최현묵 연구원이 3월27일부터 4월1일까지 TV3사 드라마를 대상으로 「드라마에 나타난 음주문화」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총 25편 중 19편에 음주장면이 나왔다. 가장 많이 나온 드라마는 대중가수와 매니저를 소재로 한 KBS 2TV 「갈채」로 6번이나 됐다. 그 다음이 15일 끝난 MBC 아침드라마 「큰 언니」(5번), SBS 「그대의 창」과 「다시 만날 때까지」(4번)의 순서이고, SBS 일요아침드라마 「까치네」도 한 번 방영에 3번의 음주장면을 내보냈다.

 문제는 이같은 음주장면이 극의 구성상 필연성이나 현실성이 없이 단지 습관적 소도구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갈등해결을 위해 도입되긴 하지만 「이 여자가 사는 법」에서 이중(유인촌 분)과 그의 동서(이영하 분) 처럼 음주가 감정적이고 무절제한 대사만 남발케 해 오히려 효과를 떨어뜨린다. MBC 미니시리즈 「호텔」의 임형빈(한석규 분)은 음주를 지나치게 갈등표현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음주관련 등장인물 78명 중 26명이나 되는 여자 배역의 음주도 정상적이지 못하다. 대인관계나 사업상의 필요성보다는 주로 애정문제, 자신의 처지, 집안문제등에서 오는 개인적 갈등표출을 위해 사용되는 여자들의 자기파괴적인 음주장면 역시 건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SBS 「고백」의 현주(김미숙 분)가 차안에서 소주를 병째 마시는 장면과 「다시 만날 때까지」의 오주영(나영희 분)이 전화를 걸면서 혼자 샴페인 2병을 마셔 발음까지 정확하게 못하는 장면이 문제로 지적됐다.

 최현묵연구원은 『TV가 시사·고발프로에서 잘못된 음주문화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드라마는 반규범적이고 무절제한 음주장면을 보여주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 드라마도 음주를 갈등표출의 상투적 수단보다는 피로를 풀고 인간관계를 넓히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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