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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유원건설 어떻게 처리될까/3자인수 안될땐 청산절차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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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유원건설 어떻게 처리될까/3자인수 안될땐 청산절차 유력

입력
1995.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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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 “법정관리되면 채권동결 등 더 부담” 의식 유원건설이 18일 갑작스럽게 법정관리를 신청한데 이어 19일 최종 부도처리됨으로써 유원건설이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가 관심거리다. 유원건설의 최영준 사장측이 일방적으로 법정관리 신청을 한 것은 주거래은행이 추진해온 제3자 인수를 막아보려는 마지막 선택으로 보인다. 법정관리를 통해 회사를 살리고, 경영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유원측의 뜻대로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우선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이 여전히 제3자 인수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제일은행이 법정관리에 끝내 동의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열쇠는 여전히 제일은행이 쥐고 있는 셈이다.

 제일은행은 일단 법정관리에 동의할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법원의 회사재산 보전처분이 내려지기까지 1주일정도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최사장측의 입장을 좀더 확인한뒤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계 주변에서는 제일은행이 일단 법정관리 절차에 동의한후 회사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진 상태에서 제3자인수를 계속 추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정관리 절차에 동의해 법원의 회사재산보전처분 결정이 내려지면, 정식으로 법정관리(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될 때까지는 제3자 인수추진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보통 회사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진후 법정관리 개시결정까지는 1년이상 걸린다. 이렇게 될 경우 지난해 상업은행의 (주)한양 처리와 같은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법정관리에 동의, 회사재산 보전처분이 내려진 후에도 제3자 인수가 끝내 이뤄지지 않을 때는 법정관리가 정식으로 개시되기 전에 청산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법정관리가 정식으로 개시되면 채권·채무가 최고 20년까지 동결되기 때문에 제일은행 입장에서 이러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제일은행이 당장 법정관리에 동의하지 않고 부도상태에서 제3자 인수를 모색할 수도 있으나 이 경우 회사재산 보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제3자 인수가 현실적으로 훨씬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유원건설측이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 새롭게 얻을 것은 없다는게 금융계의 견해다. 제일은행이 법정관리 여부와 관계없이 제3자 인수를 추진할 방침에 변함이 없고 끝내 제3자 인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청산절차를 밟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제일은행은 유원건설에 4천3백20억원의 여신을 해주고 있으며, 이중 5백50억원(추정가)정도의 담보를 잡고 있다. 유원건설을 청산할 경우 제일은행은 4천여억원의 빚 가운데 잘해야 5백여억원을 받아낼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법정관리를 통해 회사를 살리기에는 최고 20년까지 수천억원의 자금이 묶이게 돼 엄청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제일은행이 제3자 인수를 고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 유원건설 최사장측이 별로 얻을 것도 없으면서 왜 법정관리를 신청했는지에 대해 금융계 관계자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최사장은 이날 상오 변호사와 함께 이철수 제일은행장을 방문, 유원건설의 법정관리에 동의해주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이 자리에서 제3자 인수추진에 대해서도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져 법정관리 신청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김상철 기자>

◎유원건설 어떤 회사인가/고속성장불구 안팎 악재겹쳐 “추락”/65년창립·70년대 아파트명성·80년대 전성기/신규사업 집착·팔당교붕괴 등 자금압박 불러

 유원건설은 해외건설과 토목으로 커온 중견건설회사. 특히 국내 최초의 사장교인 올림픽대교 건설과 각종 터널공사에서 명성을 얻으며 8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한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3천9백2억7천만원, 경상이익은 40억2천만원이며 도급순위는 33위. 대성목재공업 대석실업 PT유림사리컴퍼니 YOC인터내셔널 유원미크로네시아 유원타이컨스트럭션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유원건설은 지난 93년 3월 타계한 고 최효석회장이 지난 65년 창립했으며 70년대에는 「아파트를 잘 짓는 회사」란 칭찬도 들어왔다. 80년과 81년에는 우수건설업체로 선정돼 은탑산업훈장과 대통령표창을 받았으며 84년에는 해외건설수출 10억불탑을 수상한데 이어 87년에는 도급순위 15위로까지 뛰어올랐다. 「유원의 전성시대」였던 셈이다.

 유원은 92년까지만해도 연평균 32.8%의 고속성장을 지속했다. 그러나 해외건설에서 번돈을 털어 국내지형에 맞지않는 터널굴착기(TBM)를 대거 구입하고 골프장부지를 매입하는등 수익성 낮은 신규사업에 집착한데다 아파트분양부진까지 겹쳐 심각한 자금압박을 겪기 시작했다. 시공중인 팔당대교가 붕괴되면서 재시공에 따른 비용부담과 신용추락이라는 악재도 겹쳤다.

 게다가 93년 창업자인 최회장이 타계하면서 별다른 경영수업을 받지못한 최영준씨가 당시 30세의 젊은 나이로 대권을 물려받아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부도설이 끊임없이 나돌기 시작했다.

 부도설이 나돌자 보험등 제2금융권은 채권회수에 나섰으며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된 유원은 지난달중순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과 제3자인수를 합의했다가 경영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18일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약속을 어기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유원건설이 발행한 어음을 제일은행이 부도처리한 것은 오너의 경영권에 대한 무모한 집착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3자인수로 회사를 남에게 넘길 경우 자신들에게는 남는 것이 없을 것을 우려한 최사장측이 법정관리신청으로 경영권 확보에 나서자 3자인수로 유원문제를 처리키로 했던 제일은행이 더 이상 자금지원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유원은 현재 러시아등 4개국에서 5건(4억1천만달러)의 해외공사를 하고있고 국내에서는 서울북부간선도로등 관급공사와 수원 권선지구 아파트등 41개 공사를 맡고있다.

 유원건설의 총여신규모는 18일 현재 은행권이 5천1백61억원, 제2금융권이 4백86억원으로 이가운데 제일은행이 제공한 여신은 모두 4천3백18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날까지 유원건설이 발행한 어음은 하도급 50여개업체에 지급해야할 공사대금 2백억원과 자재납품업체 50여개사에 발행한 1백억원등 모두 3백억원정도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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