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마음 달라 적응에 큰애로/대충주의 안통해… 사전계획 치밀” 도쿄(동경) 번화가 신주쿠(신숙)에서 성형외과 「유클리닉」을 개업하고 있는 유성만(유성만·42)씨는 일본에 온지 17년째를 맞고 있지만 『일본은 참으로 살기가 힘든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사회를 「표면에는 영양분이 많은 흙이 얇게 덮여 있고 그 밑에는 거대한 돌이 박혀 있는 돌밭」이라고 표현했다. 때문에 여행등으로 잠깐 다녀갈 경우 일본인들의 친절함등으로 해서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일본사회속에 완전히 뿌리 내리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또 표면 흙이 기름져 금방 뿌리를 내린 경우라도 크게 자라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우리 동포들이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않아도 상당히 마음고생을 하면서 어렵게 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업상 많은 사람을 만나는 유씨는 따라서 나름대로의 일본·일본인관을 가지고 있다. 우선 겉모습은 비슷해도 우리와 민족성·기질등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르고 그것이 상대에게 전혀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고 지금도 익숙해지지는 않았다고 유씨는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인의 특성으로 자신의 분수와 위상을 정확히 알고 있고 따라서 혼자서 여러 일을 다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이 때문에 자기보다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강한 것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는 또 사회 구석구석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져 있고 각자가 그 선 저쪽을 넘겨다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일본생활을 하면서 또 하나 크게 느낀 점은 대충주의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한두번 실패해도 봐주겠지, 어떻게 되겠지 하고 생각하지만 일본에서는 한번 실패하면 끝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준비와 계획이 철저하다』는게 그가 무섭게 느낀 점이다.
77년 서울대 공대 졸업후 직장에 다니다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유학지를 찾던 중 앞으로는 아시아 시대가 올 것이라는 생각과 국립대의 경우 학비가 싸 일본을 택했다. 79년 일본에 와 6개월동안 오사카(대판)대에서 일본어 공부를 마치고 규슈(구주)대 의학부에 입학했다. 졸업후 도쿄의 개인병원에서 성형외과 의사로 근무하다 92년 8월 개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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