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아태평화재단이사장의 정계복귀여부가 갑자기 비상한 관심속에 논란이 되고 있다. 그가 도쿄(동경)에서 『지방선거후보가 경선으로 결정되면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적극지원 하겠다. 앞으로 민주당에 대한 지원발언과 정치적 견해를 밝히겠다』고 정치재개를 강하게 시사한 때문이다. 만일 이대로 실천할 경우 『정계복귀를 않겠다』는 수십차례에 걸친 그동안의 공언과 배치되기 때문에 국민은 귀추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1992년12월 19일 새벽 14대 대통령선거결과가 판명되면서 차점자인 김이사장이 패배를 인정하고 국회의원직사퇴와 정계은퇴를 선언했을 때 온 국민들은 깊은 감동을 느꼈다.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한 것도 처음이어서 그의 용기있는 결단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던 것이다.
국민은 그후 그가 정계은퇴를 선언했음에도 민주당당적을 지닌채 정치성 발언을 할 때마다 정치를 재개하는게 아닌가고 의구심을 가졌었다. 그것은 제1야당인 민주당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세력을 포용하고 있고 실제 정계에 복귀할 경우 정국판도는 물론 장차 정국방향, 특히 다음번 대선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한 때문이다.
하기야 정치가 무슨 허가증을 갖고 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 누구나 선거권과 참정권을 갖고 있어 「안한다」고 했다가도 언제든지 다시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정치지도자, 정계원로가 다짐을 할 때에는 국민에 대한 엄숙한 약속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다.
사실 이번 동경발언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많은 국민은 김이사장의 발언, 즉 정계복귀나 정치재개는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이따금 정치적발언을 하는데 대해 당혹감을 느껴 왔었다. 그때마다 정계은퇴는 백지화하고 또다시 3김내지 양김경쟁시대가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고 생각했던 것이다.
김이사장으로서는 정치적 견해표명과 당원으로서의 당후보지지활동을 정치재개와는 별개로서 무관하다고 할 것이다. 그는 미국의 전직대통령의 후보지원을 예로 들기까지 했다. 그러나 무명의 평당원과 전직대통령후보요 전 당대표이자 당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지닌 평당원의 활동은 하늘과 땅처럼 다른 것이요 더구나 선거지원활동은 바로 정치활동인 것이다. 미국의 전대통령이나 선거에 패배한 원로도 특별한 경우외에는 정치에서 손을 완전히 떼고 은퇴하는 것이 관례다.
이제 김이사장은 국민에게 태도를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 후보지원과 정치적 견해를 당에 대해 발언할 경우 정계은퇴 약속은 점점 퇴색해질 것이다. 따라서 정계은퇴 공언이 진심이라면 민주당적도 버리고 정치와 결별해야하며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약속을 깨고 재개를 선언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분명한 입장표명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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