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인간문화재… 심청가 심취/훈련혹독… 숱한 후배명창 배출 국악계의 큰 별 만정 김소희 명창이 7일 운명했다.
『내 몸의 모든 기운은 노래로 빠져나가고 빈 껍질만 남은 셈입니다. 이제는 근력이 너무 떨어져 무대에 선지 벌써 두 해 가까이 됩니다』 93년1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동안 제자 양성에 정진해온 만정의 죽음은 우리 국악계의 큰 별의 떨어짐이다.
전남여자고등보통학교를 다니던 소녀시절 구한말 여류 명창 이화중선의 공연 모습을 보고 소리의 길을 걸어온 그는 송만갑 이동백의 수제자로판소리에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64년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그는 혹독한 훈도로 안숙선을 비롯한 명창을 배출했다.
판소리 춘향가로「국창」의 반열에 올랐으나 그는 심청가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인간적인 풍모도 갖고 있었다. 심청이 아버지 심봉사를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효심에 반했기 때문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만정 그대의 노랫소리는/ 고폐 흥덕의 옛날 봇물에/ 몇 만년 이어진 연꽃이 들어 있도다 …』 그와 같은 고향의 원로시인 미당 서정주는 고향 청년들이 79년 고향땅에 세운「만정 김소희 여사 국창기념비」 뒷면에 이처럼 읊었다.
미당이 불가의 가장 존귀한 존재인 연화에 비유한 그의 소리는 이제 저 땅의 것이 되고 말았다. 그는 16일 국립극장에서 거행된 동초 김연수선생의 흉상 제막식에서 창을 할 예정이었으나 끝내 마지막 소리를 남기지 못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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