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일보 생활부로 한 중학교 1학년생 어머니가 전화를 주셨다. 올 신입생부터 고입내신성적 총3백점중 매년8점씩 24점이 봉사활동 점수로 책정됐는데 어디 봉사할 곳이 없느냐고 물었다. 교내청소나 자연보호운동도 포함되지만 개인이 확인서를 받아오면 되는 봉사활동 분야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95년에 학생당 40시간 내년부턴 60시간이상 근거자료가 분명한 봉사활동을 하도록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전국의 1학년 총수가 약 84만명, 서울은 약 20만명이다. 교외활동을 최소한으로 정해 2시간만 해도 서울에는 올해 당장 약 40만시간 동안 학생들이 학교밖에서 봉사활동을 해야한다. 2년뒤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하면 중학생 약 2백50만명이 5백만여시간을 교외봉사에 나서야 한다.
선생님들이 참 힘들게 됐다. 넉넉하게 자란 아이들에게 양로원과 고아원에서 봉사다운 봉사를 시키려면 마음고생이 많을 것이다. 길거리 청소, 농어촌 일손돕기에 말썽도 많이 생길 것이다. 지난달 일부 중학교에서 양로원 고아원으로 봉사활동을 나갔는데 오히려 아이들이 왔다가면 마음만 상한다고 다시 안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곳도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봉사를 하는 사람이나 봉사를 받는 사람이나 아직 자원봉사활동에 익숙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봉사를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서로 쑥스러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하나하나 극복해 나가는 것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좋은 길이다. 정부와 사회단체가 자원봉사활동을 빨리 조직화 전문화해야한다.
현재 정무제2장관실은 전국 시군구에서 2백49개의 여성자원활동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것은 자원봉사를 널리 권장하려는 노력이다. 하지만 그 성과는 아직 빈약하다.
우리사회는 팽배한 이기주의로 인해 자원봉사활동을 「돈과 시간이 많고 할일 없는 사람들의 사치」쯤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사회에 개혁과 변화의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이제는 우리도 이런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진학과 취업심사에서 자원봉사 실적을 중요시하는 것에서도 사회의 변화를 살필 수 있다.
국민 모두가 손을 잡고 작은 것에서부터 「함께 사는 사회의 정」을 나눠야 한다. 우리 세대가 뿌린 조그만 자원봉사활동의 씨앗은 다음세대에는 커다란 열매를 맺을 것이다.<생활부장>생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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