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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선거법 곳곳에 “구멍”/뒤늦게 개정작업 나선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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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선거법 곳곳에 “구멍”/뒤늦게 개정작업 나선 여야

입력
1995.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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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빙자 탈법운동 규제 불가능/법정선거비용도 예외항목 많아 유명무실/양벌규정 적용대상에 정당빠져 제재못해 금권·타락선거행태를 척결해나가기 위해서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통합선거법)」을 대폭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초 민자 민주양당은 미비점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는 중앙선관위등의 개정의견에 탐탁지않은 반응을 보였으나 선거법의 보완작업이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일자 뒤늦게 법개정작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자원봉사자 관련규정이다.

 현행 선거법으로는 자원봉사를 빙자한 탈법선거운동을 규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여야정당을 비롯한 각 후보진영이 관련규정의 맹점을 피해가며 자원봉사제도를 악용할 경우 탈법선거운동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민자당은 이번 선거를 위해 전국에서 2백50만명의 자원봉사자를 확보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선관위등은 『자원봉사자의 모집·관리·운영등에 대한 명시규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현상태로는 자원봉사제도가 불법선거운동의 온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하고있다.

 법정선거비용 관련조항도 주목거리다. 현행규정은 선거사무소 및 연락사무소와 선전벽보·선거공보·소형인쇄물 작성비용등이 법정선거비용에서 제외돼있어 실효성이 별로 없다. 선거홍보에만 수억원이 드는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학계등에서는 『돈안드는 선거를 실현하기 위해 법정선거비용(제1백20조)이 정해져 있지만 예외항목이 많아 제한규정자체가 유명무실한 실정』이라며 보완을 촉구하고있다.

 정당등 법인체도 선거법을 위반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양벌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검찰측 개정의견도 주목할만 하다. 물론 현행선거법(제2백60조)에도 후보자등과 관계가 있는 회사·법인·단체의 경우에 한해 행위자와 회사등을 함께 처벌할 수 있는 양벌규정이 있지만 정당에 대해선 마땅한 관련규정이 없다. 검찰은 『정당활동을 빙자한 선거법위반행위를 효율적으로 단속·제재하기 위해서는 양벌규정의 적용대상을 정당에까지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금권선거행태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매수행위자체뿐 아니라 매수목적의 선물이나 돈봉투를 운반하는 행위까지 철저하게 단속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매수 및 이해유도죄와 별도로 매수목적 금품소지죄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입후보자의 불성실한 재산신고를 규제할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밖에 18억장이 넘는 홍보용 인쇄물을 후보등록마감후 3일이내에 일률적으로 선관위에 제출토록한 조항등도 도마에 올라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선거법개정에 어느 정도 적극성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선거법의 강화가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상충되는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자원봉사자나 법정선거비용 관련조항은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이 커 보완이 쉽지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선거법개정을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여야의 자세도 걸림돌이다. 결국 선거법의 미비점을 제대로 보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권의 대승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장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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