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1년제 등 3개과정으로 구성/3년과정 마치면 변호사시 자격◇로 스쿨 입시및 과정
● 입시수능 법률문제 출제안해
● 2학년때 법률회사 인턴 3개월
● 학교시험 법조문 인용땐 F학점
미국의 로 스쿨은 크게 3개 과정으로 구성돼있다. 첫 3년 과정은 J.D.(JURIS DOCTOR)다. 로 스쿨은 통상 이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 과정을 마치면 변호사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다음은 1년 과정인 LL.M.(MASTER OF LAWS). 주로 법률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변호사들이 전공분야와 관련해서 보다 세분화한 강의를 듣는다. 마지막은 J.S.D.(DOCTOR OF JURISPRUDENCE SCIENCE). 1년 코스를 밟은 뒤 논문을 써 책등으로 발간해야 한다. 과정을 마친 뒤 학교에 남거나 정부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로 스쿨은 4년제 대학졸업생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로 스쿨 수능시험인 LSAT 성적·최종학교성적·교수추천서·자기소개서가 입학기준이 된다. 로 스쿨 수능시험이라 해서 법률과 직접 관계된 문제는 없다. 논리력·문장구성력등 법공부를 할 수 있는 자질이나 자격을 테스트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공인된 미국의 로 스쿨은 총 1백77개로 평균경쟁률은 20대1이다. 예일 하버드 스탠퍼드 시카고 컬럼비아 뉴욕(NYU) 버지니아 듀크 버클리 미시간대학의 로 스쿨이 톱 10으로 꼽힌다.
교수대 학생의 평균비율은 상위대학의 경우 1대20을 넘지 않으며 전체평균은 1대35 정도이다. 교과과정은 계약 불법행위 민사소송 헌법 형법 재산 증거 법인 세금등 일반 과목을 제외하곤 천차만별로 세분화해있다.
학교 강의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독려하기 위해 대부분 특정주제에 대한 소논문 작성을 의무화하고 있다. 20∼25 페이지(A4용지 기준) 분량의 소논문 하나에 1학점을 주며 졸업때까지 3학점을 취득해야 한다. 학생의 아이디어가 뛰어나면 교수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하거나 공동저자로 학술지등에 싣기도 한다.
학점은 수업참여도와 시험(또는 페이퍼)성적에 따라 결정된다.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창의성이다. 엉뚱한 소리라도 논리전개가 일관성있고 전후관계가 통하면 학점을 주지만 법조문을 들먹이면 가차없이 F학점이다. 시험은 몇시간짜리에서 일주일짜리까지 다양하다. 문제를 읽는데만 30분∼1시간이 걸리는 시험이 수두룩하다.
이름있는 로 스쿨 학생들은 2학년 여름방학때면 자신이 앞으로 몸담게 될 법률회사를 결정하게 된다. 1학년 때 성적으로 3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할 법률회사가 결정되고,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이 회사가 졸업후 직장이 된다. 메이저 법률회사에 자리를 잡지 못하면 부동산 교통사고 이혼소송등을 담당하는 2류급 변호사로 처진다. 졸업후 최고성적의 학생들은 판사연구원격인 로 클럭(LAW CLERK) 1년과정을 밟으며 성적에 따라 변호사나 검사 이외에 공무원으로 진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검사나 변호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권위를 갖는 판사는 법률회사나 학계에서 명성을 쌓은 변호사중에서 선임되거나 선출된다. 판사를 그만 두고 법률회사나 대학으로 갈 경우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는다. 로 스쿨 졸업자에 한해 응시자격이 주어지는 변호사 시험은 일년에 두차례 치러진다. 2월 시험의 합격률은 평균 50%, 7월 시험은 75%이고 매년 배출되는 변호사 수는 6만명이다. 인구 1만명당 30명꼴의 미국변호사는 이렇게해서 충원된다.
주에 따라선 다른 주의 시험을 통과한 변호사를 인정해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주들도 있다. 인정해 주는 경우라도 최근 7년중 5년이상 변호사 업무를 했거나 연방법 시험에서 일정점수 이상을 얻은 사람이라야 주를 바꿔서 변호사 일을 할 수 있게 돼있다.<뉴욕=홍희곤 특파원>뉴욕=홍희곤>
◎이색 로스쿨 학생/서울대 법대졸업한 워터스씨/“법보다 한자 더 어려웠죠”
◇“이런 모습 공감못해요”
·사법고시 절체절명의 목표
·강의도 고시과목 위주 신청
·법전 거의 외워야 좋은점수
미국의 로 스쿨에는 다양한 학부전공과 사회경험을 지닌 학생들이 몰려든다.
데이비드 워터스(27)씨는 한국인의 눈에 특히 이채로운 경력을 지니고 있다. 워터스씨는 지난해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현재 컬럼비아대 로 스쿨 1학년에 재학중이다. 한자사용권 국가의 학생이 서울대 법대에 유학한 적은 있지만 서양인으로서는 그가 유일한 졸업생이다.
「뭐랄까」 「교수님께서는」 하는 식의 자연스럽고 정확한 어법과 존칭을 사용하는 그는 말 뿐 아니라 태도에서도 한국학생을 대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머리좋고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워낙 많아서 잘 될지는…』 하며 말끝을 흐리는 겸손에서는 한국에서 온 유학생보다 더 한국적인 면모를 느끼게 한다.
1학년성적이 좋아야 다음해 방학기간에 주요 법률회사에 인턴사원으로 발탁될 수 있고 나아가 졸업후 사회진출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로 스쿨 1학년생들은 죽자사자 공부에 매달린다. 한국에서 법학을 공부한 그로서는 질의응답이나 세미나식으로 이뤄지는 모국 로 스쿨의 강의가 오히려 생소해 더 열심히 뛸 수밖에 없다.
워터스씨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로스앤젤레스 소재 캘리포니아 주립대(UCLA) 정치학과 3학년이던 88년. 올림픽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있던 시기였다. 『기숙사 룸메이트를 비롯, 한국친구들이 많아 한국의 정치 경제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연세대에 1년동안 교환학생으로 유학을 다녀왔다. 귀국후 대학을 졸업한 뒤 로 스쿨에 진학, 변호사가 되고자 했던 그는 계획을 잠시 미루고 이번엔 본격적으로 한국유학길에 올랐다. 『한미양국의 법체계에 정통한 인재의 필요성이 갈수록 절실해질 것』이라는 UCLA 존 던킨(고려대 사학과졸업)교수의 조언이 유학을 결심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어학연수시절 외국학생기숙사를 뛰쳐나와 하숙을 하면서 익혀둔 한국어 실력에 힘입어 91년 봄 서울대법대 2학년에 편입할 수 있었다. 『전공서적은 물론 교수님들의 칠판정리도 온통 한자투성이인 탓에 「겨우 1천자」밖에 모르던 한자실력으로는 따라가기가 벅찰 수밖에 없었어요』 그는 이 때문에 첫학기는 내내 한자공부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워터스씨는 한국학생들처럼 교양과목은 학점 잘 주는 과목들을 골라서 듣는 「요령」까지 터득한 끝에 그다지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법대생들이 「고시원」같은 곳에서 공부하는 모습은 워터스씨에게 인상깊게 남아 있다. 그러나 사법고시를 절체절명의 목표로 삼아 강의도 고시과목위주로 신청하고 고시스케줄에 따라 수업에 불참하기도 하는 모습은 선뜻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한국의 법대가 주로 법전이나 법이론을 중심으로 강의하고 시험도 강의내용과 법전을 거의 외우다시피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 비해 미국의 로 스쿨은 상황대응능력과 분석력 논리력을 중요시하는 것이 가장 다른 점』이라는 게 그의 경험론적 비교이다.
워터스씨는 『졸업후 법률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뒤 미국법조계에서 한국전문가의 길을 걷고 싶다』고 말했다.<뉴욕=김준형 특파원>뉴욕=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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