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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의존탈피 “산넘어 산”/누적적자 천억불 의미·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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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의존탈피 “산넘어 산”/누적적자 천억불 의미·과제

입력
199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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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선다변화등 잇단 정부대책 무위로/좋은제품·산업구조개편외엔 딴길없어 대일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들어 본격화하고 있는 엔화강세로 대일적자 증가속도는 가속도까지 붙는 양상이다. 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채 적자행진만 계속해 오면서 쌓인 대일적자규모는 이달말께 1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우리의 무역구조를 보면 수출이 늘어나면 늘어나는만큼 대일수입도 늘어 다른 나라에서 벌어들인 돈을 몽땅 일본에 쏟아붓고도 모자라는 모습이다. 슈퍼엔고 이후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으나 높은 대일의존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 늘어나는 대일적자를 줄이지 않고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대일적자가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일본으로의 수출은 제대로 늘지 않고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87년부터 3차례에 걸쳐 대일수출확대와 수입축소를 골자로 한 대일역조개선대책을 만들었으나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가격이나 품질경쟁력이 뒤떨어지는 우리 상품은 일본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일본의 복잡한 유통시장이 장애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상품의 경쟁력 약화에 있다. 품질면에서는 선진국제품에 밀리고 가격면에서는 중국이나 동남아제품에 뒤지는 샌드위치신세가 되어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다른 나라의 대일수출증가율은 우리나라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일수출증가율이 지난해 15·5%인 반면에 중국은 34%, 태국 25·8%이고 심지어 유렵연합(EU)까지 17·6%의 증가세를 기록, 우리 상품의 경쟁력약화를 반증하고 있다.

 우리산업의 높은 대일의존도가 대일수입 축소를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의 구조를 보면 원자재가 32%를 차지하고 자본재가 62%에 달한다. 전체 수입의 94%가량이 산업구조상 불가피하게 수입되는 기계류·부품·소재다. 일본상품의 수입만을 견제하기 위한 수입선다변화품목제도등이 실시되고 있으나 역시 대일수입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시장내에서 우리상품의 경쟁력은 한계에 있다. 수입선다변화품목제도는 개방화시대와 함께 더 이상 지속할 수 있는 명분이 없어졌다. 산업구조상 기계류·부품·소재의 수입을 단시간내에 억제하는 것도 무리다. 대일역조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는 정부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다행히 일본은 최근 가속화하고 있는 엔고와 관련해 종합적인 대책을 발표했다. 수입을 늘리고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일적자를 줄여나가야 하는 우리 정부에는 새로운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정부는 이달내로 대일역조개선을 포함한 종합적인 엔고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에는 그동안 구호에만 그쳤던 대일역조개선대책과는 달리 수출확대는 물론 대일의존적 산업구조를 대폭적으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아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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