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놀라게 했던 성수대교의 부실이 또다른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부실의 악순환이 아닐 수 없다. 그 뿐이 아니다. 수도권 환경개선사업의 표본격으로 추진됐던 사업조차 온갖 부실시공 및 허술한 감독·관리탓에 개악의 대명사로 전락해 버렸다면 어찌되는 건가. 14일 감사원이 발표한 김포매립지건설 및 운영관리실태 감사결과는 그런 가슴 아픈 실태를 또다시 명명백백하게 드러냈다.
모두 47개 잘못이 적발된 이번 감사결과로 제방붕괴·공해침출수범람등 사고요인을 초래한 성수대교 시공전력의 동아건설과 선진엔지니어링등 두 업체가 3개월 영업정지처분을 받게 됐다고 한다. 또 관계공무원과 관리공단직원등 12명이 정직등의 징계를 받게되고 부실시공부분에 대한 재공사책임도 업체에 지워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는건가.
이번 감사결과는 나라체면 손상이나 분노의 차원을 떠나서도 심각한 현실적 문제를 제기한다.
먼저 지적되어야 할게 국토의 환경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올바른 청사진이나 설계·시공 및 관리능력자체가 의심스럽다는 사실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매립지건설은 우리나라 환경행정의 총책을 지고 있는 환경부와 수도권매립지 운영관리조합에서 추진했었다. 그런데 환경부는 지반이 연약한 간척지의 쓰레기매립후 지반침하가 예상되는데도 안전처리없이 침출수 차집관로매설공사를 강행, 매립지부실화의 요인을 만들었고 환경평가에도 소홀해 연안의 수질오염을 가중시켰던 것이다.
시공자 동아건설은 쓰레기매립·복토공사를 잘못해 침출수가 배수되지 않은채 쌓이는데도 매립을 강행, 94년 2월23일의 제방붕괴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 설계·감리자인 선진엔지니어링은 심지어 매립지 흙의 압력조차 고려치 않고 2만여개 빗물제거관을 폴리에틸렌관으로 선택·설계하는 바람에 그 중 1천4백여개가 파손, 역시 제방붕괴로 이어졌다고 한다.
결국 감독관청이나 설계·시공업자가 환경지키기에 대한 기본인식에서 뿐 아니라 기초적인 능력에서 마저 낙제점수였음이 드러났다고 봐야겠다.
매립지관리자체도 서울시·경기도·인천시등 수도권 3개 자치단체가 참가한 운영관리조합과 환경관리공단 및 주민감시단간에 3원적으로 파행운영되어 책임성과 전문성이 없었음이 드러난 것은 앞서 수도권상수도원 관리행정의 난맥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어느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게 없어 사고가 나지 않을 수 없었던 김포매립지공사였다. 이제 매립지건설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한이 있어도 부실이 부실로 이어지고 개선이 개악으로 둔갑하는 이런 고질은 기어코 없애야 한다. 인사·제도·환경관리·공사감리등 전 부문에 걸쳐 국가적 단안이 있어야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