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관계 「영향력」 겨냥 대일국민용 관측/「보수파 아우르기」 방미행보 연장선 주목 지난 73년 납치사건이후 22년만에 일본을 방문중인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은 일본 각계의 유력인사들을 접촉하고 많은 행사에 참석, 연설을 하는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있다.
그러나 정작 도쿄에서 DJ의 관심사는 납치사건진상문제가 아니라 한일 양국 국민간 민간차원의 협력문제이다. 누구를 만나도 어떤 연설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화두가 된다.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총리를 비롯해 다케시다 노보루(죽하등)일한의원연맹회장,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신진당 당수, 구지라오카 효스케(선강병보)중의원 부의장, 이가라시관방장관등과 만났을 때도 그랬다.
일본기자클럽 연설주제는 「한일간 국민적 협력의 신시대」였고 자신의 구명운동에 참여한 인사를 초청해 가진 「사례만찬」석상에서의 연설도 대부분 한일양국 민간차원의 이해와 협력을 강조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는 김이사장이 지난해 미국과 중국 러시아등 한반도 주변강국을 방문했을때 한반도평화정착 문제를 유난히 거론했던 것과 대비된다. 물론 김이사장이 이번에 북일수교문제등과 관련해 남북관계진전에 대한 일본정부의 노력등을 강조했지만 그 비중은 민간차원의 협력문제보다 떨어진다.
김이사장은 한일수교이래 30년이 지났음에도 양국국민간 갈등이 해소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양국국민적 차원의 이해와 협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김이사장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양국 국민이 바른 역사인식아래 새로운 협력시대를 열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공동의 역사연구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방안이 국내에선 크게 호응을 얻을 것같지는 않다. 따라서 이 방안은 국내용이라기보다는 대일본국민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이사장은 이번 일본방문을 통해 한일관계에 있어 영향력있는 인사로 부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김이사장은 이를 위해 민간차원의 협력문제를 강조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이사장은 특히 일본내 보수세력과의 관계개선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눈치다. 일본측의 주요관심사인 한국의 대일문화개방문제를 언급하고 고베를 방문, 지진피해주민들을 위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김이사장은 지난해 미국 방문때도 미국 보수세력의 두되집단인 헤리티지재단에서 연설하는등 미국내 보수세력과 관계개선을 도모했었다.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일본측으로부터 인정받기를 희망했고 이들 국가의 인정이 정권획득이나 유지에 중요한 변수가 된 것이 사실이다. 김이사장의 이번 방일행보가 주목받는 것은 그의 향후거취와 함께 이같은 정치적 배경이 깔려있기 때문이다.<도쿄=이계성 기자>도쿄=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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