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좌하룻만에 잠정휴회 처음/북측 모종새제안 여부 촉각도 ○…북·미간 베를린 경수로전문가 회담이 테이블을 맞대자마자 하룻만에 잠정휴회에 들어가는 비관적인 상황에 빠졌다.
양측은 12일 첫날회의에서 북한과 미국대표부를 오가며 상·하오 회의와 리셉션형식의 비공식 대좌까지 포함해 8시간이상 대화했으나 노형선정과 관련, 기존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별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에따라 양측은 일단 회담을 중단하고 본국정부의 훈령을 받아 회담속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예정된 일정까지는 회담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 13일 하오 늦게부터나 14일 한차례 더 대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5일이 김일성의 생일이고 주말부터 부활절 휴가가 시작된다는 점도 이번 회담이 14일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변수는 북한의 불가측성이다. 북한이 돌연히 입장변화를 보인다면 이번 회담은 의외로 길어질 수도 있다.
○…양측이 본국정부의 훈령을 받기로 한 것과 관련, 이것이 과연 회담속개여부에 대한 판단만을 받기 위한 것이냐는 데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3차례 전문가회담에서 훈령을 받기 위한 휴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관련, 북한이 모종의 새 제안을 내놓은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우선 대두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번 회담에서 경수로건설에 한국기업이 제한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내놓았는데 이번에 그 범위를 확대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미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선임연구원인 셀릭 해리슨은 11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측이 한국기술자의 참여를 35%까지 허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제안을 했다 하더라도 한국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미국과 한국, 일본의 입장이 확고한 만큼 큰 고려대상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문가회담이 성과없이 끝날 경우의 협상채널에 대한 의견교환도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수로 공급협정 시한이 불과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다시 전문가회의를 연다는 것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고위급 정치회담등 대화창구를 격상하는 방안이 점점 현실적 대안으로 굳어져 가는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으며 북한의 진의를 면밀히 분석한 후 미,일과 협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양측은 고위급 회담을 먼저 제의하는데 모두 부담을 갖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스스로 시한을 포기하는 결과가 되고 미국과 한국 역시 정치적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와관련, 북한으로서는 우선 핵동결 파기위협의 강도를 높이거나 실행에 옮겨 위기상황을 조성한 후 이를 지렛대 삼아 고위급 회담의 개최를 제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북한의 핵동결 파기 협박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제재추진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미국과 한국의 방침이다.<베를린=한기봉 특파원>베를린=한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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