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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브랜드」로 시장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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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브랜드」로 시장 파고든다

입력
1995.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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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들 같은 상표 사용… 광고비 등 절약 효과/「가파치」 공유 14개사 판매량 매년 급속히 늘어나 한 상표를 여러 업체가 함께 사용하는 공동브랜드전략이 중소기업의 바람직한 협력방안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공동브랜드전략이란 여러 상품에 한 상표를 붙이거나 여러 업체가 만든 한가지 상품에 똑같은 상표를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공동브랜드전략을 실시중인 업체는 모두 70여개로 이들 업체들이 공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가파치와 각시번 코지호 볼텍 레이져테크 바이오램프 코란도등이다. 이들 업체들은 판매와 광고는 물론 바이어상담까지 함께 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국내외 판매망도 급속히 늘려가고 있다. 공동으로 브랜드를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알린뒤 브랜드가 잘 알려지면 그 유명세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공유전략이 가장 활발한 상표는 가파치. 가파치란 조선초 양반들에게 가죽신을 만들어 바치던 「갖바치」를 영문식으로 표기해 만든 것으로 이는 피혁전문회사 기호상사가 지난 88년 봄에 개발한 브랜드다. 기호상사는 핸드백등 피혁제품만으로는 매출확대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 넥타이나 우산 양말 장갑 타월업체들에게 공동으로 상표를 사용하도록 권유해 가파치 매장을 종합 생활용품판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현재 가파치상표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업은 모두 14개. 일부상사(넥타이) 세종양산(우산 양산) 정인상사(넥타이핀 라이터 시계) 현진유니섹(양말) 삼진어패럴(와이셔츠) 액션(스카프) 로다스(구두) 유창섬유(청바지) 삼텍상사(자동차용품) 범양글러브(장갑) 로고스(필기구) 신길상사(잠옷) 태전타올(타월)등이다.

 이들 업체들은 피혁제품으로 어느정도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가파치상표를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판매량을 급속히 늘려나가고 있다. 정인상사의 신정인(신정인·49)사장은 『5년전 광고비를 분담한다는 조건으로 기호상사로부터 가파치브랜드 공동사용 제의를 받아 그동안 연평균 50%이상씩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를 개발한 기호상사도 92년 2백60억원이었던 매출액을 지난해 4백억원으로 늘렸고 92년 95%였던 니나리치등 수입상요구상표(OEM)의 수출비중을 지난해 45%로 줄이고 나머지 모두를 가파치로 수출하고  있다. 가파치브랜드를 공동사용하고 있는 이들 14개 기업은 가파치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내년중 브랜드관리회사와 해외 전문매장을 공동으로 설립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서울핸드백협동조합원 20여 업체는 각시번이라는 브랜드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고 대구 중앙패션사업조합내 34개 업체는 코지호브랜드의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대전무역상사협의회도 대전지역 피혁업체를 중심으로 가방 피혁의류 야구글러브등에 사용할 공동브랜드를 개발중이다.

 통상산업부는 중소기업들의 공동브랜드전략이 점차 자리를 잡아나가자 이들 업체에 해외시장개척기금을 지원하는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동브랜드전략이 OEM수출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통산부의 판단이다. <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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