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밀친후 자신은 열차참변 11일 하오 3시35분께 서울 노원구 공릉2동 위례상고 뒤쪽 경춘선 철로에서 청각장애인 신태훈(23·석재공)씨가 철로를 무단횡단하는 중학생들을 구하려다 춘천발 청량리행 376호 우등열차(기관사 김용복·39)에 치여 숨졌다.
철길옆 대양석재공장에서 신씨와 함께 일하던 김재환(18)군에 의하면 신씨는 인근 한천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 3명이 열차가 가까이 오는데도 철로를 무단횡단하는 것을 보고 철로에 뛰어들어 학생들을 밀쳐 냈으나 자신은 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했다. 중학생 3명은 모두 무사했다. 기관사 김씨는 『사고지점 1백앞에서 신씨가 학생들을 철로밖으로 쫓는 것을 발견, 경적을 울렸으나 학생들만 달아나고 신씨는 경적을 듣지 못한 듯 몸을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료들에 의하면 소리의 강약만 희미하게 느끼는 신씨는 평소 인근 중고교에 통학하는 학생들이 철로를 무단횡단하는 것을 볼 때마다 달려가 나무라는등 유난히 철길의 위험에 신경을 써 왔다. 사고가 난 곳은 주택가 가운데로 철로가 지나고 있어 무단횡단하는 학생들이 많아 사고위험이 많았다.
4살때 나무에서 떨어져 중증 청각장애인이 된 신씨는 91년 강원 정선에서 혼자 서울로 와 석재공장에서 침식을 하며 일해왔다.
신씨는 정상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독학으로 글을 배워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했으며 장애를 의식하지 않는 밝고 착한 성품이었다고 직장동료들은 말했다. 신씨는 2남2녀의 장남으로 아버지 신기철(54)씨는 탄광 광원으로 일하다 규폐증으로 퇴직, 산림청 고용직 산림지도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어머니 이복임(46)씨가 구멍가게를 운영, 생계를 잇고 있다.<이태희·이상연 기자>이태희·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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