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우리 정가의 화제는 단연 일본 도쿄(동경)지사선거결과였다. 아오시마유키오(청도행남)당선자가 무소속이라는 점, 그가 쓴 선거비용이 우리돈으로 불과 2백여만원도 못됐다는 사실은 여야모두에게 충격이었다. 사실 아오시마씨의 당선은 지자제선거를 불과 2달여 앞으로 남겨둔 우리 정치권에 중대한 경고를 던져주고 있다. 도쿄도지사선거결과가 우리 정치판의 아픈 부분을 아주 명쾌하게 짚고 있다는 얘기다.
우선 선거에 들어갈 「돈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경제규모에서 세계 1위인 일본의 도쿄지사선거 법정선거비용이 6천50만엔(5억4천여만원상당)인데 비해 서울시장선거의 법정선거비용은 그 3배를 넘는 17억여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사무소운영비, 홍보물제작비등 법정선거비용에 포함되지않는 「구멍」들까지 마련돼있어 실제 사용되는 비용은 이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여야가 이같은 맹점을 알면서도 전혀 개선할 의지를 갖고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여야는 선관위가 지난해 말 이와 관련한 법개정의견을 냈음에도 불구, 여지껏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합법적으로 돈을 더 많이 써서 선거에서 이길까』하는 궁리에 열심인 것같다. 당선가능성이 높은 외부인사를 영입하면서 여야 모두 『돈걱정은 하지마라. 당에서 대주겠다』는 사탕발림을 하고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 국민중에도 일본인들처럼 선호하는 정당이 없는 「무정당층」이 절반에 가깝다. 특히 최근 일부 단체장후보선정을 둘러싼 정치권 일각에서의 금전수수의혹, 계파간 이전투구양상등은 유권자의 정치혐오성향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여야가 하루빨리 정신차리지 않으면 지자제선거에서 뜻하지않게 낭패를 보는 사태도 얼마든지 내다볼 수 있다. 「늦었다고 느낄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격언처럼 이번 일본선거가 우리선거법의 문제점을 되돌아볼 수 있는 「타산지석」의 교훈이 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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