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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가정·사회서 “무력감”/뉴욕지 최신「신한국인의 정신」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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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가정·사회서 “무력감”/뉴욕지 최신「신한국인의 정신」특집

입력
1995.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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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간적 희생 아메리칸드림 이루었으나/1세들, 반항적이고 미국화한 2세에 불만/1.5세와 2세는 인종편견 부모를 분열세대로 간주 한인 동포들은 초인간적 희생을 감내하면서 그들의 자녀가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왔다. 그리고 많은 한인들이 그 꿈을 이뤘다. 그러나 그들은 그 과정에서 자식들이 「미국인」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시사주간 뉴욕지 최신호는 커버스토리 「신 한국인의 정신」을 통해 뉴욕 한인들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뉴욕시 지방검사보 헨리 정(34)씨는 야심찬 검사의 첫 직장으로는 적격인 브루클린 형사법원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 정효순씨는 식료품점의 주인이다. 어머니 정씨는 한국에서 음악교육학을 전공했으나 미국에 와서는 가게를 청소하고 금전등록기를 두드리며 살아왔다. 그것마저도 이제는 곧 문을 닫는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아들이 그토록 꿈꾸던 법조인이 됐기 때문이다.

 뉴욕에는 정씨같은 한인들이 많다. 한인들에게 왜 미국에 왔느냐고 물으면 거의 전부가 아이들을 세계최고 수준의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실제로 한국인들은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공한 민족으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 65년 대량이민이 시작되기 전 뉴욕지역의 한인은 5백명이 채 안됐다. 이제는 25만명이 넘는다. 수많은 야채가게 세탁소 식료품점 해산물가게 미용실이 그들의 소유다. 그러나 90년이후 소매경기가 침체되면서 정씨처럼 가게문을 닫는 사람들이 매년 수백명에 이르고 있다. 경제적 불안감은 더욱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케 만든다. 왜 미국에 와 있느냐는 것이다.

 많은 한인들은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물건의 유통과정에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가게도 대부분 남 소유다. 가정에서도 예기치 못했던 문제에 부닥친다. 이민 1세들이 반항적이고 미국화한 2세에 대해 불만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1.5세와 2세들은 부모 세대를 분열되고 지도자가 없는 세대로 본다.

 젊은이들과 부모들간에 가장 대립이 심한 문제는 인종문제다. 부모세대는 흑인을 경멸하고 배척하지만 젊은 세대는 그런 부모에 대해 수치감을 느낀다. 하지만 컬럼비아대 한국학생들을 보면 2세들의 반항은 「어색한 반발」에 그칠뿐이다. 이 학교 한인학생들은 오히려 무거운 책임감에 눌려 있다.

 한인학생회장 민현준(미국명 존 민)군은 『우리 부모들이 하루 16시간씩 일하는 것은 고급 승용차를 사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의 피와 땀과 눈물은 다음 세대의 성공을 위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미국 인구의 1%도 안되는 한인들이 컬럼비아 하버드 예일대학교 학생의 5%가량을 차지하게 된 원동력이 여기에서 나왔다.

 최근 한인으로서는 처음 미국의 주요 출판사를 통해 영어소설 「네이티브 스피커(모국어를 말하는 사람)」를 출간한 이창래씨는 이렇게 들려준다.

 『많은 한인 부모들은 자신의 행복은 돌보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의 고통은 상관 없으니까 언급할 필요도 없다. 아이들의 인생이 좋아진다면 불평할 것이 뭣 있겠는가」라고 말한다』<뉴욕=홍희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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