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슈퍼엔고는 경쟁력향상·구조조정 호기”/업계는 명암교차… 전기·전자·기계등 큰타격 정부는 이번 슈퍼엔고를 「위기」이자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엔고로 잃는 것도 있겠지만 얻는 것도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정부와 업계의 대응방안도 엔고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1백엔=1천원」시대도 멀지 않았다고 보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엔고가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자 우선 원인 및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앞으로의 대응방안등에 대해 집중 점검에 들어갔다. 한 관계자는 『당초 마지노선을 달러당 88엔으로 보았으나 실제상황은 그것이 아니다. 일본경제의 근본구조에는 변함이 없는 상황에서 이같은 엔고는 또 다른 「태평양전쟁」인 셈이다』라며 『그만큼 분석과 대응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주초 발표될 일본정부의 대응책등을 봐가며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이번 엔고를 대하는 정부의 기본입장은 엔고가 우리 수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의 구조조정에 도움을 주지만 국내경기를 필요이상으로 자극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엔고가 국내경기의 확장기와 맞물린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넘어설 것이 거의 확실할 정도로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슈퍼 엔고가 겹쳐 경기가 과열로 빠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같이 국내경기 안정을 우선으로 한 환율운영과 함께 대일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수입선다변화와 일본에 대한 수출촉진을 꾸준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구조조정을 해나가는 기업에 대해서는 금융 및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슈퍼 엔고가 국내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양분돼있다. 국산화율이 높고 일본상품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자동차 반도체 조선 철강 화학부문등은 이익이 클 것인 반면 대일의존도가 높은 전기전자 기계류등은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원자재의 70%이상을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는 정밀기계업체는 앞으로 극심한 자재난 자금난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계업체들은 컴퓨터수치제어장치등 거의 전적으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부품의 가격상승으로 가격인하 협상과 수입선 전환등 긴급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들 업체들은 그러나 수입선전환등이 단기대책에 불과하다고 보고 1백엔=1천원시대에 대비, 중장기 계획수립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통상산업부가 추진중인 기계류 부품 국산화계획에 따라 연간 대일수입액이 3천만달러이상인 품목을 중심으로 국산화대책반을 구성해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일 부품수입의존도가 45.9%에 이르고 있는 전자업체의 경우도 수입가격 상승에 따른 채산성악화와 자재난 타개가 관건이 되고 있다.<이상호 기자>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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