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저널리즘을 위하여 다매체 다채널의 격랑을 헤엄쳐 나갈 신문의 진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신문매체간의 경쟁의 폭과 파고는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고 신문의 대외적인 경쟁력과 그 사회적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는 추세에서 한국저널리즘의 선봉을 자처하는 신문이 어떻게 활로를 찾아나가야 할 것인가?
금년도 신문의 날 표어는 세계를 읽고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신문의 당면과제는 국내적으로 신문의 난제가 산적되어서 이를 돌파해 나갈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있다. 뉴미디어의 유입과 더불어 일고 있는 풍조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정보의 홍수속에 지각있는 선별력을 갖기를 원하고, 각 이익집단의 입장에 선 균형있는 보도와 가치판단으로 최대의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 정부입장에선 정부시책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확산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위성방송의 발사로 채널 배당운영이 정책과제로 제시되고 종합유선방송이 일제히 약간의 시행착오는 있으나 시청자를 찾고 있는 환경속에서 신문사간의 경쟁과 갈등도 만만치 않다. 신문의 자생적 기반이 흔들리는 변화속에서 조간대역에 모든 신문이 끼어들어서 조간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자리싸움도 고조되고 있다. 조간화가 독자획득의 지름길로 아침신문의 경쟁은 더욱 가열될 조짐을 보인다. 독자를 위해서 최선의 서비스를 하기 위한 신문사의 상호경쟁은 어쩌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지만 경쟁의 기본바탕이 공론을 형성하는 사회적 공기답게 그 윤리성과 절차적 타당성을 지녀야 한다.
신문사간의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독자의 정보복지가 실현되고 삶의 질이 높아지는 풍요를 모든 국민이 균등하게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문사의 경쟁에 도사리는 상업주의, 자사이기주의, 정치·경제적 영향력등을 절단시키는 경쟁풍토의 자정노력이 신문계에서 진지하게 전개돼야 한다. 무한경쟁속에 언론이 스스로 영역을 확충하면서 독자의 환영을 받기 위해서는 세계 속에서도 보편타당하고 특유한 가치를 함유하는 정보를 창출하고 전달하여 확산시킬 수 있도록 새롭게 태어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국제경쟁력을 갖춘 정보의 생산과 효율적 분배를 위하여 구각을 탈피해야 한다. 신문이 전통적으로 지닌 정기성 휴대성 기록성 속보성의 특권이 상대적으로 다른 매체에 박탈되는 경향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신문의 정보 서비스의 질적 전환을 꾀하여야 한다. 예컨대 요사이 각 대학이나 기업의 홍보성 정보를 현장확인이나 점검도 하지 않고 속보성만 강조하여 사회교육의 기반을 흔드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빚어진다. 신문은 어느 때보다 보도자료나 사건의 정확한 묘사와 재현에 충실해야 한다. 세계를 읽는 신문은 사건 중심에서 쟁점(ISSUE)중심으로 해결적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 정보를 낱개로 전달하는 단편성에서 하나의 사건이나 추세를 토대로 여러 요인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 과정을 설명하고 해설할 수 있는 총체적 접근을 보다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요즘 세계 각국 신문의 형편을 살펴 보면 위기관리능력을 배양하여 독자의 생활리듬이나 취향에 부응하는 편집정책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신기술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정보서비스의 세계화와 신문의 조직과 운영을 재조성하는 자생노력을 거듭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목전의 신문사 이익으로 이전투구의 추태를 재연할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신문의 정보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살 수 있도록 한국신문의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신문정보의 향상, 기사의 전문성 및 다양성, 출입처제도와 취재의 다변화, 기자선발 및 인사제도, 국내정보의 세계화방안등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신문의 날을 맞이하여 다매체 다채널시대의 신문이 뉴미디어의 공세에 위축되어서는 안되고 효율적 대처방안을 강구하여 독자의 정보복지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독자중심으로 신문을 운영하고 신뢰받는 정보를 제공하여 우리 생활의 행복과 안녕을 추구해 나아간다면 한국신문 풍토에서 복지저널리즘이 실현되어 세계로 미래로 향한 국민에게 신뢰받는 매체로 확고한 자리를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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