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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국제경쟁력(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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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국제경쟁력(사설)

입력
1995.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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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세계화추진위원회에서 발표된 김영삼대통령의 세계화구상에 의하면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중심국가는 다른 나라에 모범이 되고 존경을 받는 나라를 의미한다. 이러한 나라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가보고 싶고 투자하고 싶고 살아보고 싶은 나라, 즉 모두가 동경하고 선망하는 나라」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부분 도시에서는 세계화의 방향과는 정반대의 방향에서 도시행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도시개발방식은 아직도 60년대의 불도저식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일례로 차량소통을 우선해야한다고 하면서도 교통문제에 치명적 악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도심개발에 열을 올린다. 최근 다행스럽게도 철회되기는 했으나 단국대 부지의 풍치지구해제건만 해도 세계중심국가의 도시를 지향한다면 생각조차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서울에 내린 외국사람이 서울의 공기와 물을 마시면서 이곳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할 것인가. 또한 그가 서울의 길을 걸으면서 이곳을 거닐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며, 택시를 타면서 그 친절과 정확성에 감명받을 것인가. 어림없는 일이다.

 서울은 자연경관의 면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 도시와도 당당히 겨룰 수 있는 빼어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 도시들에 비하여도 환경과 교통, 사고의 위험 등 여러 문제 때문에 도시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여타의 지방대도시도 형성된 시기가 언제이든지 간에 개발모델을 서울로 잡았으므로 사정은 대동소이하다.도시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세계의 사람들이 한번쯤 가보고 싶고 또 살고 싶은 나라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다. 그러므로 도시의 발전모델을 기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도시에 사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환경우선의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일이다. 시민들이 선진국 수준의 맑은 공기와 덜 오염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환경개선계획을 세워 재원을 확보하고 제도의 개선을 행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또한 발전에 대한 종합적 사고와 미래의 도시비전을 갖춘 인사들이 도시행정을 담당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아마도 지금까지 30여년동안 해온 도시개발방식을 180도로 바꾸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하면 우리나라도 선진국에 자랑할 수 있는 도시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안전하고 쾌적하며 문화적 품위를 갖출 수 있는 도시다. 거리와 공원과 건물에 누더기식 개발의 자취를 지운 인간의 모습이 가득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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