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도 뼈가 부실해지면 골절을 일으키는등 온전히 지탱할 수가 없다. 온갖 구조물이나 지하철건설도 마찬가지다. 뼈대와 같은 존재인 철근이나 철골이 적고 짧게 들어가고보면 천장이나 기둥 및 벽체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무너질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최근 서울의 제2기지하철 8호선 제10공구와 5호선 52공구 곳곳에서 허용기준치(0.4㎜)를 초과하는 균열들이 발생, 지하철건설에 비상이 걸려있음은 알려진 사실이다. 더구나 이같은 하자발생원인도 과거와 같은 공사부실때문이 아니라 원천적으로 콘크리트속에 들어가는 철근의 길이를 짧게 잘못 설계한 때문임도 밝혀져 엄청난 충격과 함께 지하철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흠결을 드러내기에 이른 것이다. ◆더욱 놀랄 일은 지금과 같은 지하철공사발주 및 감독체계아래에서는 그런 흠결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하철공사책임자 스스로가 업무량은 많고 손은 달려 잘못된 설계도면을 모두 검증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아닌가. 그리고 또다른 부실원인으로 오늘의 저가낙찰제가 꼽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같은 문제를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로 떠 오른다. 전문가들은 우리도 이제는 공사감리뿐 아니라 외국처럼 철저한 설계감리도 시행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가 및 덤핑낙찰피해방지를 위해서는 설계 및 시공수준이 높은 업체에 오히려 프리미엄을 주는 선정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성수대교붕괴로 놀란 가슴들이 지하철부실설계와 시공으로 더욱 방망이질을 한다. 급기야 서울시도 지하철5∼8호선 설계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1∼4호선의 누수·균열도 정밀조사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무슨 창피요 낭비인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