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미공연후 귀밑커트 성행 64년 미국에 상륙한 비틀스는 여러모로 독특했다. 발랄하고 시끌벅적한 음악도 음악이었지만 하나로 통일된 4명의 외모 역시 이제까지의 어떤 스타들과도 달랐다. 칼라 없는 재킷과 코가 뾰족한 부츠, 그리고 무엇보다 강한 인상을 주었던 더벅머리가 그랬다.
그 이전까지 서양 남자의 머리는 가르마를 타 이마를 내놓고 뒷머리는 짧게 깎아올리는 것으로 고정됐다. 바가지를 쓴 것처럼 머리를 기르는 것은 덜자란 소년들이나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비틀스는 앞머리를 내린 채 등장해 반항적이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비틀스의 엄청난 인기와 함께 더벅머리는 패션이 됐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고정관념을 단번에 허물어뜨렸다. 남자들은 머리를 기르기 시작한 반면 여자들은 처음으로 귀밑까지 머리를 잘랐다. 헤어디자이너 비달 사순같은 이는 이를 응용, 봅 스타일(BOB STYLE)이라는 새 유행을 만들어 냈다. 여성과 남성은 동등해야 한다는 당시의 시대 분위기는 중성적인 봅 스타일의 유행에 간접적인 원인이 됐다.
봅 스타일은 앞 옆 뒷머리가 일직선을 이룬 바가지형부터 앞머리를 내린 짧은 단발머리, 앞머리를 짧게 깎고 좌우에 컬을 준 스타일, 옆가르마를 타고 머리통에 붙다시피 짧게 깎은 스타일등 여러가지 변형이 나왔다. 그러나 하나같이 짧고 파격적이었다.
미니 선풍을 주도했던 모델 트위기는 비쩍 마른 몸매에 봅 스타일로 소년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여배우 줄리 앤드루스, 미아 패로, 샹송가수 미레유 마티유등도 소년같은 봅 스타일로 당시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김지영 기자>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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