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고향이 지역구」에 내심 “찜찜” 민자당의 김봉조의원은 최근까지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이 고민은 지난 28일 김영삼대통령을 만나면서 해소됐으나 이번엔 또다른 고민을 안게 됐다.
3월들어 당지도부로부터 『경남지사 후보로 나서라』는 다각도의 권유와 설득을 받으면서 자신의 거취를 고심한게 첫번째 문제다. 하지만 그는 줄곧 이같은 요청을 거절해왔다. 『지방선거에 정치인이 뛰어들어 세몰이식으로 판을 끌어가선 안되며 행정가출신이 나서야 진정한 주민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또 3선의원인 자신은 중앙 정치무대에서 계속 크고 싶다는 뜻도 표시했다.
그러나 당지도부는 「확실한」카드인 김의원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 않았다. 민주계의 맏형그룹인 김의원의 설득작업에는 김덕룡 사무총장등이 동원됐고 여권 고위관계자까지 가세했다. 김혁규 전지사도 유력한 인물이나 이 경우 경선구도가 다소 불투명해지는 만큼 김의원이 대세를 「평정」해주는게 좋겠다는 여권핵심부의 생각도 전달됐다.
이런 곡절끝에 김의원은 결국 김대통령을 독대하게 됐고 이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나의 뜻을 충분히 이해시켜」 지사출마를 없던 일로 일단락지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은 듯하다.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를 지역구로 가진 김의원의 입장에서 어떤 형식이든 김대통령의 권유를 마다한 까닭에 찜찜한 기분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김의원은 『괜히 옆에서 이런저런 말들을 흘려 문제를 꼬이게 했지만 모든게 순리대로 잘 해결됐다』고 일면 개운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내심 청와대의 기류를 부담스럽게 여기며 말을 아끼는 눈치도 역력하다. 이래서 상도동 1세대그룹으로 분류되는 김의원에게 금년 3월은 정치역정에서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기가 되고 있다.<이유식 기자>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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