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텔은 사용자를 농락하고 기업은 하이텔을 여론조작의 시녀로 만들고 …』 『조작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에서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사용자는 여론조작에 동원된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대표성이 없는 여론조사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하이텔의 PC통신여론조사를 질타하는 전자우편 내용들이다. 지구촌 모든 곳과 컴퓨터대화를 나누고 세계 곳곳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정보화사회는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바꿔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규칙과 도덕률이 필수적이다. 그런 전제가 무너질 때 정보화사회는 밑동부터 흔들린다.
컴퓨터통신망에 불건전한 내용을 띄우거나 상대방 컴퓨터에 침입(해킹)해 자료를 빼내는 등의 행위는 폐해가 크지만 정보화사회의 도도한 물결을 거스르지는 못한다. 그러나 컴퓨터통신을 악용한 여론조작은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만들어 역사의 흐름을 되돌려놓는 독버섯이나 다름없다. 미국에서는 최근 유선TV가입자가 전화기버튼을 눌러 찬반을 표시하면 유선방송국에서 자동집계되는 방식의 성인대상 전자여론조사에 취학전아동들이 대거 참여, 상식밖의 결과가 나와 해프닝을 빚은 일이 있다. 통신망을 이용한 여론조사는 그만큼 허점이 많은 것이다.
하물며 조직을 동원하여 무더기표를 던져 진실과 동떨어진 「가공의 세계」를 선전할 경우 국민들이 겪게 될 판단력과 가치관의 혼란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나치 여론조작 폐해와 비교가 안 될 만큼 국가전체를 멍들게 할 것이다. 엄청난 부작용을 알면서도 신뢰도를 인정받지 못하는 PC통신여론조사결과를 국민 모두의 의견인 양 치장해 선전한다면 이는 정보화사회의 「공적」으로 규정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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