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사회당 신당사키가케등 일본연립여당 대표단이 오늘부터 3일간 북한을 방문한다. 3당 대표단의 북한방문은 현재 한국형 경수로 수용여부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계약시한이 다음달로 다가온 미묘한 시점에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앞장서 추진한 자민당은 92년 11월에 중단된 일본과 북한의 국교정상화회담 재개의 실마리를 찾고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KEDO 자금제공에 대한 일본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란 점을 대표단의 파견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꼭 이 시점에 방북해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나마도 방북교섭과정등 불투명한 점이 너무 많다.
현재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 수용을 계속 거부함에 따라 미국과 북한의 합의가 파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느 때 보다 한·미·일의 단합과 협조가 필요한 때다. 이러한 때 북한을 방문하는 일본대표단의 행보는 자칫 3국의 협조체제를 뒤흔들지도 모른다.
북한이 전과 달리 일본대표단 초청에 적극적으로 나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일본연립여당 대표단의 방북문제가 제기됐을 때 「전후 45년의 손실도 보상한다」는 자민·사회당과 노동당의 90년 약속을 일본이 깨뜨리려 한다고 이들의 방북을 거절했었다. 그러한 북한이 이번엔 이 문제를 애매모호하게 덮어두고 대표단을 초청한 사실은 경제난 해결외에도 이러한 노림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같은 북한의 저의를 충분히 알고 있을 일본이 취한 태도는 여러가지 점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방북을 추진한 과정부터가 그렇다. 그동안 일본의 대북한 파이프는 사회당이었다. 자민당이 갑자기 이를 가로챈 배경이 불분명하다.
한국과의 약속을 어긴 것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기회있을 때 마다 대북협상은 사전에 한국과 폭넓게 협의하고 남북대화의 진전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다짐했었다. 일본은 이같은 약속을 어기고 싱가포르에서 북한노동당대표와 비밀리에 회담을 하고 방북을 추진했다. 이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아무리 북한진출등에서 미국에 뒤질까 초조하더라도 남북대화도 단절됐고 북한의 핵 의혹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일본은 직시해야 한다. 전후 45년 손실보상 약속에 대한 북한의 태도도 명확하지 않고 이에 대한 3당의 이견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한다」고 얼버무려 입장정리조차 안된 상태다.
선거를 염두에 둔 연립여당의 돌출한 움직임은 한·미·일의 협조체제와 한반도 평화를 해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일본연립여당 대표단의 방북은 각정당의 정략차원을 벗어나 남북대화촉진, 북한의 핵 의혹 해소등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나들이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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