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임직원 등 명의로/명의신탁악용 투기 의혹 삼성그룹이 임직원 명의로 서울 중구 장충동과 용산구 한남동일대 노른자위땅 8천2백여평(시가 1천억원)을 집중매입, 의혹이 일고 있다.
27일 부동산업계에 의하면 삼성그룹은 지난해 6월부터 서울 중구 장충동 110 고 이병철 전회장 자택주변에 있는 대지 2천3백여평의 빌딩과 주택을 임직원과 계열사명의로 집중매입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6월15일 이 전회장 자택옆 장충동 108의 대지 2백여평짜리 주택을 21세기기획단소속 홍모씨 명의로 사들였으며 6월25일과 7월20일에는 장충동 120과 121의 5층 건물 2채(대지합계 8백5평)를 각각 삼성전자와 삼성생명등 계열사 명의로 매입했다.
삼성그룹은 이에 앞서 93년 10월 장충동 109의 대지 4백평규모 주택을 삼성항공 이모상무의 명의로 매입했다. 또 장충동 107 일대 4필지의 주택 2채는 모디자인회사 소유지만 94년 12월 이 전회장의 장남 맹희씨와 장손 재현씨 명의로 가등기됐다. 이와 함께 장충동 106의 대지 4백50여평에 건립된 5층짜리 빌라 19가구중 2가구는 이 전회장의 장녀 인희씨등의 소유로 돼 있으며 12가구는 신라호텔 전직원이 대표인 모기업 소유다.
삼성그룹은 또 87년부터 최근까지 한남동 739 이건희회장 자택 주변의 주거전용지역 대지 5천9백여평을 임직원 및 계열사 명의로 매입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는 경실련이 등기부를 조사한 결과 확인됐다.
문제의 땅은 한남동 740∼742 일대로 삼성그룹의 21세기기획단회장 삼성증권회장 삼성전자회장등 그룹임원 18명 명의로 된 1천7백여평과 삼성생명 삼성물산 한국안전시스템등 5개 계열사 법인명의로 된 4천2백여평이다.
경실련과 부동산전문가들은 『이는 재벌기업들이 명의신탁을 악용해 부동산을 사재기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삼성그룹이 토지초과이득세 택지초과소유부담금등 부동산과다보유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임직원 명의로 문제의 땅을 집중매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땅들이 이회장의 자택을 둘러싸고 있고 삼성건설이 이 일대에 호화빌라촌 건립을 추진했던 점등으로 미뤄 부동산투기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한남동일대의 부동산 집중매입 사실이 지난달 경실련등에 의해 폭로되자 최근 『97년까지 이 일대에 「삼성공익문화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한남동일대는 문화타운 건설이 불가능한 지역이어서 삼성측이 밝힌 문화타운 건설계획은 투기의혹을 비켜가려는 수단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 관계자는 27일 『장충동 일대 빌딩은 계열사 지사망 확충을 위해 매입한 것』이라고 밝혔다.<고재학·염영남 기자>고재학·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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