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8승3패 다승1위·11연승 기록 기염/컴퓨터로 기보연구 “기계첨단화 주역”/제왕전 결승에… 개인 첫 타이틀 주목 X세대 신예기사 김성룡3단(19)이 요즘 급부상하고 있다. 4인방의 후계자로 그동안 윤성현5단 최명훈4단 윤현석3단 양건3단등 소위 신4인방이 거론됐었지만 요즘은 단연 김성룡3단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3단의 성적은 놀랍다. 91년 입단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명인전 본선 진출을 계기로 갑자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올해 공식기전 성적 18승3패로 다승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11연승 기록도 수립했다.
김3단은 올들어 기성전 본선에 오른데 이어 비씨카드배 4강에까지 진출하더니 드디어 MBC제왕전에서는 최종결승전에 진출, 사상 첫 타이틀 매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상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패자전에서의 양재호9단과 조훈현9단, 김영환3단의 승자. 세 사람중 누가 결승에 오르든 모두 한 차례씩 이겨본 상대들이어서 잘하면 이번에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올들어 그가 상대한 기사들의 면모를 보면 그의 약진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기성전에서는 유건재6단 서봉수9단 김재구7단등을 누르고 본선에 진출했으며 MBC제왕전에서는 양재호9단 조훈현9단등 강자들을 잇달아 격파했다.
76년생으로 충암고를 올해 졸업한 김3단은 2년전 전가족이 미국으로 이민하는 바람에 미국영주권을 취득했지만 「세계적 프로기사로 대성하겠다」는 꿈을 버릴 수 없어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면서 1년에 두어차례씩 서울과 LA를 오가며 기사생활을 하고 있다.
김3단은 외모나 차림부터가 명실상부한 X세대기사이다. 너덜너덜한 반바지에 헐렁한 티셔츠 차림으로 요즘 신세대 사이에 유행하는 꽁지머리를 하고 귀에는 워크맨 이어폰을 꽂은채 기사실에 니타나 선배기사들을 당황하게 만들기 예사이다. 요즘 10대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보수성향이 강한 바둑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 급기야 한국기원 감사인 김덕규6단이 가위를 들고 머리를 자르겠다고 위협(?)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자르기도 했다.
김3단의 또 한가지 트레이드 마크는 486노트북 컴퓨터. 어딜 가든 신세대 패션배낭을 메고 다니는데 시간만 있으면 그 안에서 486노트북 컴퓨터를 꺼내 중요한 대국보를 새로 입력하거나 이미 입력된 기보들을 검토하곤 한다. 아직도 「컴맹」이 적지 않은 한국바둑계의 현실에서 명실상부하게 앞서가는 신세대기사가 아닐 수 없다.
김3단의 바둑은 연구생출신답게 이론이 분명하고 기리에 밝은 것이 특징. 김 3단이 최근 급부상하게된 것도 이같이 첨단장비로 무장한 신세대 연구자세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 한국기원소속 기사들 사이에는 컴퓨터 학습열기가 일고 있기도 하다.<박영철 기자>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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