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부도·고위층 관련설 등/지방선거 앞두고 부담우려 23일 민자당의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다소 색다른 화제가 하나 제기됐다. 요즘 증권시장에 횡행하는 이른바 악성루머에 관한 우려였다.
김덕룡사무총장이 먼저 『덕산그룹 부도를 계기로 증시에 근거없는 루머가 난무해 기업도산이 빈발하는등 경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진원지를 철저히 색출해야 한다』고 말을 꺼냈다. 이를 받아 이승윤 정책위의장은 『특정기업에 대한 의도적인 악성루머는 신용질서를 바탕으로 하는 기업풍토를 뒤흔들어 연쇄 부도를 낳게된다』며 『증권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하고 필요하면 당국에 수사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자당이 이처럼 악성루머를 경계하고 나선 이유는 몇가지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올들어서만 1천여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도산한 것은 방만한 경영이 주요인이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루머유포와 증시교란도 상당한 작용을 했다는 인식이 첫째이다. 특히 최근 대표적 중견업체인 N실업, P기업등은 악성루머에 휘말려 한주일새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하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은 지자제선거를 앞둔 여권에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전반적 호황국면의 그늘에 가려진 중소기업들이 가뜩이나 자금난을 호소하는 터에 루머라는 외부적 충격에 시달리는 것을 방치할 경우 정책실패로 연결되고 이는 곧 표의 향배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대목은 덕산이 거액의 은행돈을 끌어쓰는 과정에 여권 고위인사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루머도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민자당이 수사요청방침까지 밝힌 악성루머대책은 이래저래 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이유식 기자>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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