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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쌍둥이적자 고질병 “신음”/달러 폭락의 근본원인…해결책도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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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쌍둥이적자 고질병 “신음”/달러 폭락의 근본원인…해결책도 한계

입력
1995.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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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재정적자 4조5천억불… 빚얻어 빚갚아 미국의 지난 1월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최대인 1백22억달러로 드러남에 따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가 또 떨어졌다. 미국은 이같은 고질적인 무역적자와 함께 재정적자, 즉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월초 세계금융시장을 혼란상태로 몰아넣은 달러폭락의 근본 원인도 이 쌍둥이 적자이다.

 미국정부는 94년 2천 3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냈다. 그러나 그동안 누적된  재정적자는 무려 4조5천억달러가 넘는다. 미국정부는 해마다 재정적자분을 메우기 위해 재무부 장기채권(TREASURY BOND)이나 단기 재무부증권(TREASURY BILL)등 국채를 발행해서 증권시장에서 소화시키고 있다. 이 국채의 상당부분을 일본기관투자가들이 사간다. 막대한 무역흑자을 낸 일본이 미국채권을 매입,미국의 재정적자를 보전해주고 있는 셈이다.

 누적적자가 이렇게 크다보니 미국정부는 정부빚에 대한 이자만 갚는데도 허덕거리고 있다. 93년 2백90억달러 이자지불에 들어갔다. 이 액수는 정부지출의 20%이다. 정부빚을 갚기위해 다시 빚을 얻는 악순환으로 고질적인 미국병이 되고 말았다.

 미국의 재정적자 요인을 거슬러 짚어보면 2차대전 이후의 지나친 무상원조,국방비와 국민연금 및 의료보호비등 사회보장비용의 과다지출이 큰 몫을 차지했다. 그러나 적자규모가 눈덩이처럼 불기 시작한 것은 이른바 「레이거노믹스」정책이 수행되면서이다. 즉 80년대 레이건 행정부는 세율을 낮추고 투자의욕이 고취되며 기업활동이 활발해지면 자연히 세수(세수)기반이 늘것이라고 판단했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던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폭은 1천6백60억달러였다. 미국경제가 호황이었다고  하지만 일본과는 1천4백60억 달러,독일과는 4백6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무역적자는 연례행사가 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과의 무역역조도 이같은 무역수지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이 외국수입품에 대한 의존도가 이렇게 커지면 달러화의 가치는 자연적으로 떨어지게 마련이다.

 2차대전후 유일한 흑자국이던 미국이 무역적자의 하강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말부터다. 월남전비용이 과다 지출된데다 일본 독일의 제조업이 밀려들어왔고 세계경제를 혼자 이끌기 위해 원조를 늘리다보니 재정이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아시아국가의 소극적 시장개방에 미국상품은 발목을 잡힐수 밖에 없었다.MIT대의 루디거 돈부시교수는 이에 대해『미국의 무역적자는 국내요인인 재정적자와 국외요인인 아시아의 중상주의적 전략때문에 생겨난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가 미덕」이란 미국민의 전통적 생활패턴 역시 무역적자 요인중 하나로 빼놓을수 없다. 일반생활용품등 경공업제품은 이제 미제를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론적으로 달러화의 약세는 미국제품의 수출가격을 떨어뜨려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결국에는 달러화의 가치를 올리는 복원력을 갖게된다.

 그러나 미국의 무역적자가 이같이 「보이지않는 손」에 의해 조절될수 있을는지는 의문이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지난 8일 하원청문회 증언에서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를 달러화의 하락원인으로 지목함으로써, 쌍둥이 적자가 미국병이라고 진단했다. 쌍둥이 적자의 해결이 없는한 달러가치가 엔화나 마르크화에 대해 계속 떨어질수 밖에 없을 것이다.<워싱턴=정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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