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김주연씨가 92년 이후 발표한 평론들을 모은 비평집 「사랑과 권력」을 문학과지성사에서 냈다. 숙명여대 독문과 교수로 이미 여러 권의 평론집을 갖고 있는 그는 표제어 「사랑과 권력」이란 글에서 『문학의 정신과 원리는 사랑 그것이며, 그것은 모든 인간과 사물, 세계를 총체적·전면적으로 껴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사회, 즉 문단은 항상 열려 있어야 하며 작가 개개인의 모습은 다양하되 지향하는 바는 하나여야 할 것』이라며 허명이나 이권을 바라는 정상배들이 뒤섞여 문학정신이 혼탁해지는 문단현실을 경계했다. 김씨는 특히 현실도전적이며 즉물적인 여러 영상예술 장르들, 광고의 엄청난 소비조작과 성을 물신화시키면서 탄생하는 다종다양한 베스트셀러들을 보면서 문학의 현실반영과 비판능력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더욱 진지하게 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학이 의연히 제 길을 갈 때 문학의 땅은 자연스럽게 넓어질 것이라는 희망도 그런 전제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서정주에서 이윤학에 이르는 시평과 최인훈 이청준 박상륭을 대상으로 관념소설의 역사적 당위에 대해 논한 글이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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