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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두통… 잇달아 쓰러져/빌딩 가스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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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두통… 잇달아 쓰러져/빌딩 가스중독

입력
1995.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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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층 3백명 긴급대피 군부대도 출동/덕산계열사도 입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대현빌딩의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당초 일본 지하철 독가스 살포사건을 연상시켜 큰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다. 이 빌딩에는 거액부도사건의 덕산그룹 계열사들이 최근까지 입주해 있어 더욱 긴장을 초래했으며 한때 협박전화설까지 나돌아 군 화생방부대가 출동하는등 소동이 벌어졌다.

 빌딩 18층 아메리칸생명보험 교육부주임 허정숙(33·여)씨는 『하오 3시30분께 공기조절장치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린 후 심한 두통과 함께 숨 쉬기가 어려워져 동료직원 10여명과 함께 1층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허씨는 『두통이 가신뒤 사무실에 남아있는 직원들이 걱정돼 18층으로 올라갔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복도에서 연탄가스 냄새와 같은 매캐한 냄새가 나고 눈이 몹시 아팠다』며 『화장실에 가보니 부하직원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빌딩 입주자 3백여명은 황급히 빌딩밖으로 대피했으나 도쿄 지하철 독가스 살포사건을 연상,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특히 사고직후 『빌딩 18층에 입주한 회사에 협박전화가 걸려 왔다』는 말이 나돌아 수방사 화학단까지 출동했다. 경찰은 빌딩 전체를 봉쇄하고 주변 교통을 통제하면서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빌딩 19층 옥상의 난방 굴뚝이 대형 광고탑에 막혀 난방용 LNG가 불완전 연소하면서 생긴 일산화탄소가 굴뚝 옆에 있는 공기조절장치의 흡입구로 빨려들어가 중앙공급관을 따라 19∼15층으로 퍼져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빌딩 옥상의 신용카드회사 광고탑을 받치는 철제빔이 굴뚝에서 불과 15㎝ 떨어져 설치돼 있다. 또 굴뚝과 공기흡입구도 5거리에 있어 굴뚝에서 나온 일산화탄소가 쉽게 흡입구로 빨려 들어가게 돼 있다.

 경찰과 가스안전공사측이 공기를 완전히 순환시킨 뒤인 하오 7시50분께 18·19층의 일산화탄소잔류농도를  측정한 결과 12∼20PPM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고 당시에는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2백PPM이상이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2백PPM 이상일 경우 구토와 두통, 마비증세등을 호소한다.

경찰은 빌딩 관리본부에서 하오 3시께 「난방을 해달라」는 입주자의 요청을 받고 난방과 공기조절장치를 가동한 사실을 밝혀내고 기관실 소장 김민호(41)씨와 근무자 김태형씨등 2명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 광고탑 설치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이남철(26) ▲김진구(29) ▲문종선(38·여) ▲서정숙(32·여) ▲ 이현영(21·여) ▲김부근(65) ▲조상열(25) ▲추중상(56) ▲양성해(47) ▲최승근(56) ▲권혜옥(38·여) ▲조상현(24) ▲이봉섭(52) ▲지원선(25) ▲허정숙(32·여) ▲이중호(33) ▲전유현(24) ▲강영주(21·여) ▲김명숙(24·여)▲최재호(29) ▲윤경의(25·여) ▲김경용(35) ▲김성태(30)<박희정·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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