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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돌던지며 “극형처하라”/패륜살인 현장검증 하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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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돌던지며 “극형처하라”/패륜살인 현장검증 하던날

입력
1995.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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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거나 망설이는 기색 전혀 없어/아버지 찌르자 “아이고” 비명소리 22일 박사 살인범 김성복(41)의 현장검증을 구경나온 이웃주민등 3백여명은 김이 호송차에서 내리자마자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느냐』며 벽돌을 주워 던지며 흥분했다. 주민들은 『저렇게 뻔뻔스러울 수 있느냐』 『미국유학까지 시켜 주었는데 어떻게 아버지를 살해할 수 있느냐』고 큰소리치며 현장으로 몰려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저런 흉악범은 극형에 처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하오 1시50분께 경찰 호송차로 범행현장인 덕암빌딩앞에 도착, 수갑과 포승줄에 묶인채 형사들과 함께 호송차에서 나온 김은 덕암빌딩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감정이 복받쳤는지 고개를 떨군 채 굵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10여분간 흐느꼈다. 김은 범행과정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 차분하게 또박또박 대답해가며 범행을 재연했다.

 김은 『범행도중 미리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 부분은 없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철제화분대를 밟고 안방화장실 창문을 통해 들어갈 때 운동화가 벽에 끌려 「삑」하는 소리가 나 아버지가 듣지 않았을까 걱정한 것 말고는 아무 차질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은 수건 두장으로 아버지 얼굴을 덮고 찌르는 모습을 재연하면서도 손을 떨거나 망설임의 기색이 없었다.

 ○…김은 아버지를 찌르는 순간 『아이고』하는 비명소리가 들렸고 이어 거실에서 어머니가 『당신 왜그래요』하는 말이 들려 황급히 빠져나와 자신의 방에서 범행도구를 챙기는데 이때 어머니가 방에 들어와 『큰일났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은 또 안방에서 아버지의 목을 지혈하는 장면을 재연할 때 검사가 『그때 김이사장이 살아 있었느냐』고 묻자 『아버지 얼굴을 쳐다보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범인 김은 현장검증에 들어가기 전 현관에서 잠시 흐느낀 것 외에는 시종 정확한 기억으로 차분히 범행과정을 재연해 수사관들을 놀라게 했다.

 ○…덕암빌딩 바로 옆 대로와 약수고가차도에는 현장을 구경하려는 차량들이 서행, 평소에도 혼잡하기로 소문난 약수·장충로터리 일대가 한때 마비됐다. 고가차도에서는 스텔라 개인택시운전자가 현장을 구경하려고 한눈을 팔다 앞서가던 프라이드 승용차를 추돌하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염영남·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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