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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 25명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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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 25명 확정

입력
1995.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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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 내일 열 큰걸음 내딛다/새로운 개최방식·작가선정 독특 화단관심/중견들의 창작의욕 고취·신예육성 계기로 한국미술의 오늘과 내일을 이끌어갈 작가 25명의 독특한 예술세계가 펼쳐진다. 6월에 열리는 「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은 초대작가 25명을 통해 한국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미술잔치다. 한국일보사가 95년 「미술의 해」를 맞아 제정한 이 초대전은 개최방식이 새롭고 초대작가 선정방법도 독특해 화단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9일 평론가 5명으로 구성된 초대작가선정 심사위원회가 개인전 팸플릿을 토대로 실시한 1차심사에서 선정된 25명은 한국화 7명, 서양화 12명, 조각·설치 4명, 판화 2명. 국내 화단의 창작의욕을 북돋우고 참신한 작가의 발굴·육성을 위해 제정된 초대전에 걸맞게 모두가 역량있는 작가들로 평가되고 있다. 응모자격을 94년에 개인전을 가진 45세미만 작가로 제한했는데도 이번 초대전에는 4개 부문에 1백91명이 응모, 미술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심사위원들은 『부문별로 초대작가 숫자가 정해져 있어 아쉽게 탈락한 작가들이 많았으며 특히 조각·설치부문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또한 중견들이 초대작가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 이 초대전은 창작활동이 정체상태에 머무르거나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30대 후반∼40대 안팎의 작가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초대작가들은 이미 국내외의 유명 공모전에서 대상, 우수상등을 받았거나 화단의 중견으로 인정받는 작가가 대다수지만 독창적인 작품세계가 돋보이는 신인들도 많이 포함돼 있어 이 초대전의 의미가 더욱 깊다고 심사위원들이 밝혔다.

 한국화부문 문봉선(34·인천대 교수)씨는 중앙미술대전과 대한민국미술대전의 대상을 수상했고 이소의(33)씨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서양화부문 권여현(34)씨는 중앙미술대전 우수상과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김경열(39)씨는 르 살롱전 금상, 박영하(41)씨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윤갑룡(31)씨는 공간국제판화 비엔날레 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조각·설치부문의 강용면(38)씨는 중앙미술대전 우수상, 유인(39)씨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한국일보사는 초대작가 25명이 제작, 5월말까지 제출하는 작품(각 2점·80∼1백호)을 대상으로 2차심사를 실시, 백상대상 1명(상금 1천만원·작품구입비 포함), 부문별 우수상 4명(상금 각 7백만원·〃)을 선정할 계획이다.

 전시회는 한국일보 창간기념일(6월9일) 전후인 6월7∼21일 보름동안 백상기념관에서 열린다.

◇초대작가 명단

 ▲한국화(7명)=문봉선(34·인천대교수) 심현희(37) 이소의(33) 이재복(38·수원대교수) 조순호(40) 최광석(32·군산공업전문대교수) 허전(33·전남대교수)

 ▲서양화(12명)=강상중(36) 권여현(34) 김경열(39) 김선경(35) 김유준(38) 김인하(41) 박권수(44) 박성진(38) 박영하(41) 윤갑룡(31) 이상은(28) 장태식(34) 

 ▲조각·설치(4명)=강용면(38) 김영진(34) 유인(39) 하용석(36)

 ▲판화(2명)=우수희(26) 이윤선(30)(가나다순)

◇심사위원

유준상(위원장) 

오광수(환기미술관장)

 김영재(서울대강사)

서성록(안동대교수)

최태만(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이기창 기자>

◎수준높은 작품몰려 아쉬운 탈락많아/현역대상 팸플릿심사 등 선정 차별화/작품충실도·고유어법구사 중점평가(심사평)

한국일보사가 95년 「미술의 해」를 맞아 제정한 「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은 다른 공모전과 비교되는 몇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현역작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인공모전은 많아도 기성작가에게 돌아오는 「권위있는」 공모전 참여기회는 흔치 않다.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현역작가들에게 자극을 주고 창작의욕을 드높인다는 측면에서 이번 행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째는 국내 최초로 팸플릿심사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팸플릿심사는 직접 작품을 보지 못한 채 작가를 선정하기 때문에 다소 위험의 소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두 점의 출품작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기존 심사방법보다는 응모작가의 작품성향, 내용을 골고루 살펴볼 수 있는 이점을 지닌다. 「공모전용 출품작」의 문제가 심심치 않게 지적돼 오던 터에 팸플릿심사는 그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심사제도의 합리적 개선이다. 초대작가 선정(1차심사)을 이례적으로 평론가들에게 일임했다. 공모전의 성패는 「공정한 심사」에 달려 있다. 작가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할 경우 특정경향에 치우칠 가능성이 큰 반면 평론가의 경우에는 그런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평론가에게 작가선정을 맡긴 것 자체가 공모전 운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지 않았나 한다.

 한국화, 서양화, 조각·설치, 판화등 네 부문에 응모한 작가는 모두 1백91명. 45세미만에 해당하는 작가중 지난해 개인전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했는데 응모작가 중에는 지명도 높은 작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출품작도 오늘의 화단현실을 반영하듯 특정양식에 기울지 않고 다양했다.

 심사방식은 5명의 심사위원이 팸플릿을 돌려보고 각자 선정한 작가를 비교, 3명이상이 선정한 사람을 골라내는 방법을 택했다. 부문별로 3명이상이 선정한 사람이 부족할 때는 다시 회람해 추천을 받았고 그래도 결론이 나오지 않은 경우에는 토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25명을 뽑아냈다. 응모작가의 높은 수준과 작품의 질에 비해 선정 폭이 제한돼 있어 아쉽게 탈락된 작가들이 많았다.

 심사기준은 현역작가를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었던 만큼 얼마나 자신의 작품에 충실한지, 고유한 어법을 구사하는지, 새로운 비전을 담아내고 있는지등을 중심으로 했다. 신예발굴을 위한 공모전이었다면 기본 조형력의 구비여부를 기준으로 삼았을 것이나 대다수가 기본조건을 갖춘 작가들이어서 심사위원들의 「공감대 형성」 여부에 초점을 맞추었다.

 「청년작가 초대전」이 그 취지나 운영방식이 획기적인 만큼 우리 미술이 나가야 할 길에 올바른 이정표 구실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서성녹 안동대교수·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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