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차기염두 유럽지지/WTO총장 루지에로낙착 안팎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차기염두 유럽지지/WTO총장 루지에로낙착 안팎

입력
1995.03.22 00:00
0 0

◎국제체제 강대국들 입김 재확인/김대사 차장직확보 “그나마 소득” 세계무역기구(WTO) 초대사무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1년여에 걸쳐 치열하게 전개됐던 관련국간 줄다리기는 이탈리아 레나토 루지에로 후보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따라서 루지에로후보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이던 우리의 김철수후보는 막후협상을 통해 사무총장을 사퇴하는 대신 사무차장직을 확보하는데 만족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이같은 결과는 멕시코 살리나스후보의 사퇴이후 태도표명을 유보해오던 미국이 마지막 순간에 루지에로후보를 지지키로 결정한데 따른 타협의 산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은 이번 경선과정에서 자신의 후보를 내놓지는 않았으나 처음부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미국은 당초 자신이 지지하던 살리나스후보가 국내정치적인 이유로 사퇴하자 한때 제3후보논을 흘리면서 나머지 두후보를 저울질해보다 결국 루지에로후보 지지로 낙착을 보게 된 것이다. 정부당국자들은 이와관련, 『미국은 처음부터 자신들의 영향력이 배제된채 사무총장이 선출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면서 『이번 경선과정에서 세계경제를 주무르는 미국, EU등 강대국의 입김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합의도출과정에서 초대 사무총장의 임기를 단축시키고 차기 사무총장은 유럽이외의 지역에서 선출해야 한다는 점을 관철시킨 것도 향후 WTO 주도권을 염두에 둔 전략적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상황때문에 정부당국자들은 김대사의 사무차장직 확보가 결국 최선책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비공식적인 표대결에서는 루지에로후보에 비해 거의 절반수준이었고 미국마저 루지에로후보를 지지하는 마당에 더이상의 경합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다. 그나마 막후 협상과정에서 현재 미국, 멕시코, 인도등 3국이 맡고 있는 사무차장직외에 1석을 추가해 김대사의 사무차장 추대를 이끌어 낸 것은 우리측의 고육지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경합양상이 루지에로 사무총장체제로 일단락됐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선거전과정에서 드러난 여러가지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우선 새로이 사무차장직에 추대된 김대사가 기능별, 분야별로 나누어진 사무차장의 역할중 어떤 부분을 맡게 될지는 또다시 협상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 또 초대 사무총장의 임기를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문제와 함께 차기 사무총장은 어느 대륙출신이 돼야하는 지도 장·단기적인 숙제로 남아있다. 이와함께 기본적인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WTO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몇몇 나라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는 상황이 지금의 체제하에선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고태성 기자>

◎총장추대 루지에로/이무역장관출신 국제경제통

 WTO초대사무총장에 추대된 루지에로후보(65)는 이탈리아 무역장관을 지낸 경제통으로 특히 국제경제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외교의 베테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루지에로후보는 지난 69년 유럽위원회 내각대표를 지낸후 78년 이탈리아 외무장관을 거쳐 87년부터 5년간 무역장관을 역임했다. 또 지난 85년엔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탈리아 나폴레스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루지에로 후보는 공직에서 물러난 후 세계 굴지의 자동차회사인 피아트사에서 국제자문위원회 수석부회장을 맡아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