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부실·자금왜곡 우려 은행들의 이른바 「가격파괴」경쟁이 최근에는 「제살깎기」경쟁으로 치닫고 있어 은행의 부실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금리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은행감독원과 금융계에 의하면 현재 「금리파괴」 「사은세일」 「노마진세일」등의 이름으로 판매중인 은행의 금융상품은 대략 20여가지에 달한다. 이 상품들은 대부분 기존의 상품보다 금리를 최고 3∼4%포인트씩 높인 고수익 상품들로, 1∼3개월씩 한시판매를 하거나 모집금액을 정해놓고 한정판매를 하고 있다.
상품경쟁이 가열되면서 최근에는 하루에도 2∼3건씩의 새로운 금리파괴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거의 모든 시중은행이 이러한 세일상품을 한두개씩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은행들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우려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시중금리가 지금보다 떨어질 것이 분명한데 고수익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은행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금융상품은 백화점처럼 재고품을 처분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며 『은행 경영이 부실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가격파괴경쟁이 금리상승을 부채질한다는 지적도 있다. 높은 예금금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그 부담을 대출금리에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관계자들은 또 고수익을 내기 위해 주식·채권등 고수익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어 자금흐름의 왜곡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모 시중은행이 가격파괴상품을 판매하다가 가입금액이 은행의 당초 예상액을 넘어서자 판매를 사실상 중단, 이 예금에 가입하려던 사람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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