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관통·경마장유치 등 반발/“삼국토기 나온 경희궁터도 공사 중단을” 문화재보호를 외면하는 개발사업에 학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고고학회, 한국미술사학회등 역사·고고·미술사 관련 16개 학회는 경부고속철도건설과 경주경마장 유치로 훼손·파괴될 세계적 고도(고도) 경주와 문화재를 살리기 위한 반대활동에 나섰다. 또 서울시립박물관 전시기본계획 위원회(위원장 전상운·전상운 성신여대이사장)는 문화유적등을 파괴하며 강행되는 서울시립박물관 건립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16개 학회는 공동작성한 「경주문화재 보존을 위한 건의서」에서 ▲경부고속철도의 대구→부산직행 ▲경마장의 외곽지대 이전 ▲고도보존법 제정 ▲경주의 원형보존과 경주내 문화재보존을 위한 신경주건설등 장기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고속철도 통과예정지인 경주남산 서쪽·탑정동(역사 건설예정) 일대와 경마장건설 예정부지는 미발굴 고분군과 토기가마터등 매장문화재의 「보고」로 평가되는데 현재의 고속철도노선은 7∼8세기 신라의 수도도시계획을 잘 보여주는 터를 가르며 지나가게 된다.
16개 학회는 18일 하오 2시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경주문화재보존 공개세미나」를 연다. 세미나에서는 이화여대 진홍섭 명예교수가 「경주는 중환자입니다」, 계명대 김종철 박물관장이 「경주개발과 유적보전―경마장및 고속전철 건설을 중심으로」, 홍익대 박병주 명예교수가 「경주도시개발과 역사적 경관보전 정비의 문제」등의 주제발표를 한다. 세미나후에는 관련학자와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당국에 건의서를 낼 계획이며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5월에 열리는 「전국역사학대회」등을 통해 반대운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고속철도 경주통과반대 1만인 서명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김병모 한국고고학회장은 『지상으로 계획됐던 대전, 대구역사가 지하로 변경되는등 경부고속철도 건설계획에 융통성이 발휘되면서도 경주문제에 대해서는 학계의 꾸준한 문제제기가 외면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경마장은 보문단지 인근의 손곡동 일대 29만평정도의 부지에 97년 완공예정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일부 경주시민들은 교통난 발생등의 문제가 있어 반대하는 상태다. 경부고속철도는 93년 6월 천안―대전 시험선 착공에 들어갔으며 2002년까지 전구간이 완공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립박물관이 들어설 경희궁지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삼국시대이후 조선초기에 이르는 자기, 토기조각 1천여점과 동물의 뼈등이 출토됐다. 서울시립박물관은 96년완공을 목표로 93년 착공됐으나 지난해 7월 전각과 우물·취수장터가 발견돼 4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일도 있다. 학자들은 공사중단과 전문적 발굴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