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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아한글」해독의 경종(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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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아한글」해독의 경종(사설)

입력
1995.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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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천재인 이승욱씨가 「아래아한글2·1」의 암호체계를 해독한데 이어 16일 숫자로 된 「아래아한글」 암호의 해독프로그램을 공개함으로써 컴퓨터보안과 관련,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국내 개인용 컴퓨터 이용자의 90%이상이 「아래아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비밀문서를 작성한 후 아무리 암호를 붙여 저장해도 이번에 공개된 암호해독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남이 얼마든지 이를 꺼내 볼 수 있다. 컴퓨터 보안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풀리지 않는 암호는 없고 해커들의 지능은 점점 고도화된다는데 컴퓨터범죄 예방의 어려움이 있다. 「아래아한글」 암호만 해도 해독에 1백30년이 걸릴 것이라고 개발한 회사측은 장담해 왔으나 2주만에 풀렸다는 점에서도 알수 있다.

 이씨는 암호해독 프로그램을 악용하지 않았지만 「아래아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정부기관이나 대기업 은행 증권회사등은 보안문제를 심각히 재검토해야할 상황에 부닥쳤다. 개인도 홈뱅킹인구의 증가와 함께 예금통장이나 신용카드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판이다. 이미 그런 사건이 발생한바 있다. 80년이후 지난해까지 발생한 컴퓨터범죄는 1백건정도였으나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컴퓨터는 편리함만큼 위험도 따른다. 범죄수법도 다양하고 지능화하고 있다. 범죄조직이 이를 이용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산업스파이가 세계최대의 컴퓨터통신망인 인터넷에 등장한지는 오래다. 이젠 컴퓨터범죄는 국가차원에서 대처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도 너도나도 가입하고 있는 인터넷은 이에 가입한 3천만명이 제공하는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그만큼 많은 해커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세계각국의 정보기관이 이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길이 뚫리자 도둑이 먼저 설친다는 격으로 인터넷은 전년에 비해 매년 75∼100%비율로 해커침입사건이 늘어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소중한 정보를 도둑맞지 않기 위해서는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우선 문자와 숫자를 동시에 이용한 다중암호 사용에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이를 바꾸고 중요한 기밀은 컴퓨터에서 분리시켜 보관해야 한다.

 정부도 컴퓨터범죄를 막을 수 있는 전문가 양성과 함께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구를 설립하고 법체계의 보안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비밀부정입수 및 이용등 컴퓨터를 이용한 각종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는 오래전부터 나온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씨의 암호해독사건은 이런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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