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밝혀지면 정부도덕성 타격/일각선 “수습위한 정지작업” 추측/알스톰사 공금유용·불법정치자금 파문도 프랑스 최대 국영은행인 크레디 리요네은행의 엄청난 적자배경에 공금횡령 등 비리가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사법당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아울러 재계의 잇따른 부정스캔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강화되고 있어 4·5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프랑스 정·재계가 뒤숭숭하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프랑스총리는 15일 크레디 리요네은행의 부실경영과 관련,『적자누증 원인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벌여 책임이 드러나는 사람은 엄중문책하겠다』고 발표했다.
크레디 리요네은행은 수일내 94년도 경영성과를 발표할 계획인데 약 1백억프랑(약 1조5천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이 은행에 대한 구제책을 동시에 발표키로 했다. 이 은행은 93년에도 69억프랑(1조원)의 적자가 발생, 정부의 긴급구제조치를 받은 적이 있는 대표적 부실 공기업이다.
총리의 발표에 이어 에드몽 알팡데리재무장관은 『은행 고위간부들의 공금횡령이나 착복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이 이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검찰은 미할리우드의 MGM 영화사를 매입하기 위해 이 은행으로부터 10억달러를 대부받은 한 이탈리아 기업인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 은행에 대한 내사를 벌여왔다. 정부의 회계감사국은 지난해 의회에 이 은행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는데 당시 은행장이 보고서 내용을 왜곡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크레디 리요네은행의 적자에 부정행위가 어느 정도 관련됐는지, 또한 증거가 확보됐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대규모 부정 가능성이 적어 국제금융계에까지 파문이 번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나 크든작든 비리행위가 드러날 경우 발라뒤르 정부의 도덕성은 큰 타격을 받아 그의 대선가도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발라뒤르총리가 이 은행의 비리 가능성을 갑자기 제기한 배경에 대해 일각에선 곧 발표할 2차 구제조치에 대한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파리국립은행(BNP)과 소시에테 제네럴은행등 프랑스의 다른 국립은행들은 크레디 리요네은행에 대한 정부의 구제조치가 금융기관간에 왜곡된 경쟁을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로 이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한편 GEC 알스톰사의 자회사로 세계 최대의 통신·운송 및 발전설비 회사인 알카텔 알스톰사의 피에르 쉬아르 회장이 공금유용 혐의로 지난주 사법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명령을 받고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파문을 던지고 있다. 그는 자택에 값비싼 방범장치를 회사 돈으로 설치하고 국영통신회사인 프랑스 텔레콤에 물품대금을 과다 청구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지난해부터 조사를 받아왔다. 이와 함께 GEC 알스톰사도 사회당에 정치자금을 불법 제공한 혐의로 지난 13일 압수수색을 받았다.<파리=한기봉 특파원>파리=한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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