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등 물가상승 압력/건설회복세·지방선거도 불안요인/정책기조 재점검 절실 경제가 지뢰밭을 걷고 있다. 불붙은 경기를 「추진력」으로 물가상승압력은 날로 거세지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과열복병」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걱정은 되지만 과열은 아니다』라는 적당한 얼버무림으로 경기를 관리해나가다가는 조만간 거품이 꺼지는 악몽을 또다시 되풀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과 관련연구기관에 의하면 우리경제는 현재 경기팽창으로 인한 물가불안요인이 폭발직전에까지 와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8.4%의 높은 성장률, 완전가동에 가까운 85.4%의 제조업가동률, 사실상 완전고용을 의미하는 2.0%의 실업률등이 이를 말해준다.
여기에 예상밖의 엔고, 국제원자재가격 폭등, 거세지는 임금인상압박, 극심한 과소비등 수요·공급상의 인플레요인에다 규제완화 지자제선거등 비경제적 요인까지 겹쳐 사실상 우리경제는 과열의 지뢰밭을 곡예하듯 걷고 있는 형국이다.
경기저점에서의 엔고(80년대말 3저)는 수출증대를 통해 경기를 살려주지만 과열기에 찾아온 엔고는 물가상승을 더욱 압박하게 된다. 경기를 진정시켜야할 시점에 경기를 불붙이는 요인이 나타난 것이다. 그나마 기업들은 엔고를 체질강화의 계기로 삼기보다는 소나기식 투자로 급한대로 시설이나 늘려 한목 챙기자는 추세다. 올해 국내 2백대주요기업의 투자규모는 36조9천여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0.9%나 늘어났지만 대부분 질적 구조조정 아닌 양적 생산력확충을 위해 투자한 사실이 이를 입증해준다.
그린벨트규제완화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수요가 대기하고 있어 건설경기가 급속히 살아날 것 같다. 지자제선거로 돈이 얼마나 풀려나갈지도 모른다. 지금도 완전고용상태인데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선거가 치러지면 엄청난 인력이 건설현장과 선거판으로 몰려갈 것이다. 인력난 자재난 임금인상 물가상승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나 다름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우규연구위원은 『아직 소비자물가는 낮지만 수입 원자재가격과 생산자물가가 높아 곧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제정책 기조를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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