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물이 썩거나 오염되면 그 물을 먹는 인간도 병들게 된다. 그래서 물은 모두가 보전해야 할 생명수인 것이다. 정부는 맑은 물 보전을 위해 한강을 비롯한 전국 주요강의 상당수역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설정해놓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은 맑은 물에 대한 「염원」을 응집시켜 놓은 곳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한다는 명분아래 보호구역내 주민들의 불편과 재산상의 불이익까지 담보하고 공권력으로 강제하는 곳이다.
춘천시는 수도권상수원의 큰 물꼬를 쥐고 있는 물의 요충지이다. 그런만큼 상수원을 앞장서서 보호해야 할 공권력의 주체이기도 하다. 그런 춘천시가 의암호 바로옆에 쓰레기적치장을 만들어 대량의 쓰레기를 투기했다. 땅밑으로 스며나오는 독성 침출수는 강으로 흘러들 수밖에 없다. 결국 춘천시는 상수원보호는 커녕 이를 훼손하는데 앞장선 꼴이 되고 말았다.
더욱 한심한 것은 시당국자들이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도덕적, 법적으로 무감각하다는 사실이다. 한관계자는 『비닐을 깔아놨기 때문에 침출수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땅속의 지열로 침출수가 마르기 때문에 사실상 비닐도 깔 필요없다』고 말했다. 순진한 건지, 무식한 건지 알 수 없는 답변이다. 아무 생각도 대책도 없다. 그야말로 몰양심이다.
의암호변 쓰레기적치장에는 시민들이 애써 분리해 놓은 재활용품이나 헌가구, 폐전자제품들이 마구 뒤섞여 있었다. 심지어 화공약품으로 처리된 산업폐기물까지 섞여있다. 시관계자는 산업폐기물이 섞여있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쓰레기처리장 확보를 위해 미리미리 서둘러 대책을 세우지 않고 마땅한 처리장소가 없다고 상수원인 강가에 쓰레기를 마구 버릴 생각을 했단 말인가.
이같은 후안무치의 행위가 다른 지역에는 없는지 의문스럽다. 의암호쓰레기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경각심을 울려야 하는 문제의 표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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