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가뭄대책으로 내달초 인공비를 내리게 하는 실험을 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홍재형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이날 가뭄피해 상황을 시찰하기 위해 포항을 방문, 이같이 말하고 『4월초 구름상태를 보아 가뭄이 심한 지역에서 첫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부총리는 인공강우실험은 기상청 요청으로 재경원이 관계부처와 협의한 결과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돼 처음으로 올해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상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인공강우실험 준비에 착수, 4월부터 연말까지 항공기실험 10회와 지상실험 12회등 모두 22회의 실험을 실시하며 성과가 좋으면 내년부터 이를 확대할 방침이다.
인공강우가 성공할 경우 비가 15∼20% 더 내리게 할 수 있고 기술을 응용해 공항의 안개를 없애거나 우박피해도 줄일 수 있다.
인공강우는 구름층은 있으나 구름씨가 적어 빗방울이 생기지 못할때 드라이아이스나 얼음의 결정구조와 비슷한 요오드화은을 구름씨로 뿌려 특정지역에 비를 내리게 하는 것으로 구름씨 뿌리기는 항공기를 이용하는 방법과 지상에서 요오드화은을 연소기로 태워 기류에 실어 구름까지 올라가게 하는 방법이 있다.<이상호 기자>이상호>
◎「인공비」 어떻게 만드나/구름서 강우유도… 성공률 33%/구름씨 「요오드화은」등 공중살포·지상연소/저온다습한 지상4㎞ 「중층운」서만 가능
정부가 남부지역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키로 한 인공강우란 구름은 있으나 비가 내리지 않을 때 구름 속에 요오드화은 드라이아이스 요화질소 등을 뿌려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방법이다. 비가 내리려면 구름 속에 물방울을 모으는 얼음결정 먼지등 미세한 구름씨(빙정핵)가 있어야 하는데 요오드화은 등이 구름씨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구름이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상 1∼8에 형성된 구름층중 중간지점인 지상 4에 위치한 습기가 많고 기온이 낮은 중층운만 인공강우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인공강우는 4월까지만 실시할 수 있으며 일주일에 평균 1회 지나가는 기압골이 형성될 때만 가능하다.
이번에는 구름씨인 요오드화은을 비행기로 살포하는 항공기살포법과 지상에서 아세톤과 함께 태워 연기로 날려보내는 지상연소법을 각각 10, 12회씩 실시할 예정이다. 소형로켓에 구름씨를 실어보내는 방법도 있으나 로켓제작에 어려움이 많아 이 방법은 시도하지 않는다.
항공기살포법은 살포후 즉시 비를 내리게 할 수 있고 비를 내리게 하는 지역의 선정이 쉽지만 경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소백산에서 실시될 지상연소법은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은 있으나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정확한 목표지점을 예측하기 어렵고 연소후 30∼50분 후에 효과가 나타난다.
인공강우를 추진하고 있는 기상연구소측은 이 방법을 이용하면 사방 10지역에 비를 내리게 해 가뭄해소에 어느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연구소는 현재 계획으로 강우량이 15∼20% 증가하지만 성공률은 3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3∼4월 예상강우량이 1백∼2백30㎜이므로 인공강우가 성공할 경우 최다 46㎜의 비를 더 볼 수 있는 셈이다.
인공강우는 33년 스웨덴의 기상학자 베르제론이 이론을 처음 발표한 이래 일부 국가에서 이미 성공한 사례가 많다. 인공강우의 경험은 46년 11월 미국에서 시작됐다. 실험적으로 실시된 당시 인공강우는 드라이아이스를 구름씨로 사용해 약간의 비를 내리게 했다. 이후 계속된 실험에서 요오드화은도 드라이아이스와 같은 구름씨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현재는 수분흡수성이 좋은 염분인자를 사용하기도 한다. 홍성길 기상연구소장은 『이번 인공강우계획은 실험차원에서 실시하고 예상되는 강우량증가도 50㎜에 못미쳐 가뭄을 해갈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선연규 기자>선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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