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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협상필요”/현정국 바라보는 동교계 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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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협상필요”/현정국 바라보는 동교계 의중

입력
1995.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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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피하자” 한목소리 온건론/“실리차지·시간벌기” 양면관측 현정국을 바라보는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과 민주당의 동교동계는 어떤 생각을 하고있을까. 김이사장이 말을 아끼고 동교동계 의원들도 당전체의 대여 강경노선에 동참하고 있지만 지난 12일 의장단봉쇄 해산후 열린 민주당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이 행한 발언은 김이사장등 동교동계의 심중을 엿보게 한다.

 동교동계의 핵심인 한화갑 박지원의원은 이날 분노와 강경투쟁의 목소리가 한껏 고조된 분위기속에서도 대여협상론을 제기했다. 특히 이들의 발언은 앞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이기택총재가 협상거부를 선언한 직후에 나온것이어서 배경과 의도에 더더욱 관심이 쏠렸다.

 한의원등은 『여당이 날치기를 하려고 독한 마음을 먹으면 우리가 막는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날치기를 저지하는것과는 별개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의원은 『이제는 협상중 날치기를 하지 않는다는 여당의 보장을 받고 협상에 임할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의총이 끝난 뒤 최재승의원도 약속이나 한듯 『과정이야 어찌됐던 여당의 협상조건인 의장단봉쇄가 풀린만큼 협상여건이 충족된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대한 당내의 해석은 대체로 세갈래로 모아진다.

 첫번째는 김이사장등 동교동계가 기초선거의 공천배제를 절대 원하지 않는다는 견해이다. 다시말해 날치기를 당한후 장외 강경투쟁에 나서기 보다는 협상을 통해 현행 선거법을 일부나마 온존시키는 것이 자신들의 「장기구상」을 실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최소한 단체장공천을 통해 지자제 선거후 지역분할구도가 보다 명백해질 경우 내각제 개헌론이 힘을 얻는 동시에 김이사장이 정계에 복귀할수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수도 있다는게 그 근거이다. 12일 의총에서 한의원등이 신민당및 자민련과의 연대투쟁을 제안한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김영삼대통령의 귀국시점을 의식한 시간벌기 전략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회파행에 따른 모든 정치적 부담을 대통령에게 안겨 개정안철회를 포함한 파격적인 양보를 얻어낼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날치기를 당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 대통령을 개입시켜야만 민주당이 가장 우려하고있는 전격적인 선거연기선언의 가능성을 그만큼 줄일수 있다는 계산도 없지 않은듯 하다. 이밖에 날치기후 강경투쟁을 위한 명분축적용이라는 해석도 있으나 다수설은 아니다.

 이같은 정황을 종합해 볼때 김이사장등은 결코 현단계에서 여야의 정면충돌로 인한 파국을 원치 않으며 아직도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하는것은 분명한것 같다. 그리고 이 점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총재측과 미묘한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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